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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Incredible India

[D+87] N: 인도 레 판공초 가기 / 메락마을 첫째날 / 소똥 바베큐 파티

by Getachew 2017. 8. 22.

이유부부 세계일주 D+87

8th.Aug.2017. At Merak Village, Pangong Lake, Ladakh, India




판공초 출발 전날, 우리는 멤버 보충을 위해 부단히 뛰고 입담을 과시했다.

아픈 몸이 회복되지 않아 결국 가지 못하게 된 아라를 제외하고,

우리 부부, 동욱이, 오달부부까지 일단 5명은 확정인데,

술병이 나서 누브라밸리에 가지 못한 은정이를 타겟으로 설득에 나서 결국 성공!

사실 은정이는 소라가 누브라밸리에 다녀오는 다음날 판공초 1박2일을 가기로 되어있었지만,

메락마을에서 환상적인 2박3일을 보내보자는 꼬임에 넘어와 소라까지 설득해 일단 7명의 멤버가 만들어졌다.

(우리 부부, 동욱, 은정, 소라, 오달부부)



지프로 가는 경우에는 최대인원 6명이라고 하지만 사실 5명이 적정 인원이었고, 

그보다 인원이 많아지는 경우는 미니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최대 13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인원이 많을수록 인당 이용금액은 싸지지만, 꽉 채워서 가는 경우는 뒷자리에 앉아가는 사람이 불편하다고 하여 10명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우리는 하필 7명이라 이도저도 아닌 상황!

그래서 저녁에 여행사로 가 투어를 확정지으면서 혹시라도 관심을 가지고 투어사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으면 즉석에서 픽업할 계획으로

야심차게 하얀히말라야로 향했다.


다행히도 1박2일 판공초와 누브라밸리를 둘 다 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종헌이형을 꼬셔서 합류시켰고, 

이어서 전날 판공초 일정이 맞으면 같이 갈 수도 있어 카톡으로 연락하기로 했었는데

 레 전체에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 바람에(레는 원래 와이파이가 왔다갔다한다)

 소식을 모르던 두 친구들(수현, 창범)을 여행사 앞에서 우연히 만나 손쉽게 팀에 합류시켰다.

M의 찰나의 기지로 결국 판공초 멤버가 10명이 되어 우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미니버스를 1인당 1600루피 정도에 이용하게 되었으니 지프로 가는 것보다 1인당 4-500루피 정도 저렴하게 가게 된 셈이다.

사람이 많아 북적이는 것도 더 좋을 것 같았다.


곧 인원을 나누어 바베큐거리와 장작, 술 등을 사고서 다음날 출발 시각 8시에 맞추어 하얀히말라야 여행사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는 야심차게 첫날 저녁에는 닭과 감자 바베큐, 둘째날에는 부대찌개를 해먹을 계획을 세웠다.





오전 8시에 하얀히말라야 여행사 앞에서 집합했다.

오전 일찍 문을 여는 닭집에서 싱싱한 닭을 구입하고 미니버스에 짐을 실었다.



우리가 타고 갈 미니밴.



퍼밋 확인을 하는 등 시간을 한참 보낸 후 오전 9시가 되어서야 출발을 했다.

전설의 판공초~!! 드디어 가는구나!! 몇 번이나 일정이 미뤄져 못가는 줄 알았다.

다들 신이 나 있다.





레는 주위가 온통 돌산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신기하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곳에는 저렇게 푸른 나무들이 높게 솟아 있다.




헤미스 마을을 지나가는데 저 멀리 곰파도 보인다.



메인로드를 벗어나면서 비포장도로가 시작되고 엄청 높은 산을 구불구불 한참 올라가야 한다.



지나가다 본 광경. 황량한 산 가운데 초록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우리의 드라이버는 말 한마디 않고 과묵히 안전운행 중이다.





설산이 드리워진 여기서부터는 비포장도로이고, 도로 옆은 아찔한 낭떠러지이다.

정비되어 있지 않은 돌산길을 돌고 돌아 낭떠러지같은 길을 가는데, 도저히 잠들 수 없는 들썩거림에 모두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저 멀리 올라오는 미니밴들이 꼭 장난감 같다.



라다크 지역 자체가 중국, 파키스탄과 인접한 군사지역이라 엄청나게 큰 군용차량이 많이 지나다녔다.

길도 좁은데다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지는 이 곳에서 커다란 군용차량을 만나면 그냥 잠시 멈출 수 밖에 없다.



셀 수도 없는 군용차량이 지나갔다. 안전제일!!



그렇게 3시간쯤 달렸을까?

자동차 도로로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한 창라에 도착했다.(5360m)

(첫 번째는 누브라밸리 가는 길에, 두 번째도 리다크 지방에 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10명 모두 고산증세없이 무사히 창라까지 왔다.

이 곳은 해발 5360m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설산이 고산지대임을 말해준다.



고산은 고산인데 내 머리는 왜 산발이지? 찍을때 얘기좀 해주지~ㅋㅋㅋ



그래도 남들 다 찍는 저 곳에서 사진 한 번 찍어보겠다고 천천히 움직여

산발인 머리를 풀고 한 컷 찍어본다.






다시 또 천천히 걸어 화장실을 다녀오고 따뜻한 짜이를 한 잔 마시고 나서 다시 출발했다.





창라를 떠나 또 엉덩이 들썩 춤을 추고 있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불평을 할 겨를이 없다.





모두들 감탄사를 내뱉으며 사진찍기 바쁠 뿐.

제일 신이 난건 아마 M일듯ㅋㅋ





그렇게 한 시간쯤 더 달렸나?

한 마을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인도에서 유명하다는 메기라면!

원래 국물이 없는건가?ㅋㅋ

사진으로 보니 꼭 개밥같잖아ㅋㅋㅋ

그래도 그런대로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판공초까지 정말 멀다.





두 시간쯤 더 달렸을까?

저 멀리 빼꼼히 파란 바다색깔의 호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버스에서 줌을 당겨 찍어본 저 멀리 판공초.



드디어 판공초(Pangong Tso, Tso는 티벳어로 호수라는 뜻이다)에 도착했다.






해발 3400m에 위치에 있는 판공초는 아주 오래전 히말라야 산맥이 솟아 오르면서 바닷물이 고여 생긴 염호이다.

슬쩍 찍어 맛보는데 짭짤한 맛이 있긴 하지만 바닷물처럼 많이 짜지는 않다.

오랜 시간동안 흘러온 담수로 지금은 많이 희석되어서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버린다고 하니 이제 소금 호수란 말도 옛말인듯 하다.






최근에는 영화 세얼간이의 배경이 되고나서부터 인도에서도 꽤 유명해져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졌단다.

오토바이 타고 오는 사람들도 많고, 투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뒤쪽으로는 황량하지만 거대한 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달리 보이는 파란 호수가 참 예쁘다.





아침에 출발하면서 날씨가 조금 흐려서 걱정을 했었는데,

지금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구름이 적당히 껴서 예쁜 날씨.

왠지 내일이면 날씨가 더 좋아질 것 같다.




가장 멋진 지점에 타르초가 펄럭인다.



멋진 배경으로 멋진 남편의 사진



그리고 우리



다 같이 단체사진도 찍었다.



한참을 호수를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다.

남편아, 우리 몰래 사진 정말 많이도 찍었구나.ㅋㅋ



N



소라



동욱






판공초를 보는 기쁨도 잠시.

하루종일 이동에 모두 피곤한지 

얼른 메락마을로 가고 싶어하는 눈치다.ㅋ

물론 나도 그러했고.





판공초 초입에서 한 시간정도를 더 가면 메락마을이라는 오지 마을이 나오는데,

여행자의 바이블 론리플래닛에는 무려 'End of the world'라고 표현되어 있는 곳이다.

레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로컬 버스가 다니기는 한단다.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판공초보다 메락마을을 더 격히 아낀다고 하니,

우리도 2박 모두를 메락마을에서 지내기로 했다.

(보통은 메락마을에서 1박, 스팡믹 텐트촌에서 1박을 한단다.)


메락마을로 가는 길은 사실 길이라 할 수도 없다.

벌판을 달렸다가 개울을 건넜다가

차가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은 길을 덜컹덜컹 엉덩이 들썩춤을 추며 가야했다.




 

다들 지쳐갈때쯤 

우리는 메락마을에 도착했다.





메락마을은 정말 한적했다.

마을이라고 해봤자 몇 가구 없어 저 멀리 손가락으로 하나 둘 세다보면 열손가락 발가락 정도에서 다 셀 수 있을 정도.

식당도 따로 없고 슈퍼마켓도 없다.

세상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메락마을에서는 홈스테이에서 숙박을 하게 되는데 숙박시설 자체가 몇 군데 없긴 하지만, 

하얀히말라야에 써있는 암치게스트하우스보다 훨씬 안락하고 판공초가 거실에서 내다보이는 좋은 곳이 있다고 하여 추천을 받았었는데, 

다행인지 뭔지 암치게스트하우스가 만실 상태라서 우리가 굳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기사아저씨가 알아서 Marzee homestay로 우리를 데려왔다. 나이스~





강아지처럼 사람을 쫓아다니는 송아지들. 

너희들, 우리가 반가운거니?






먹을거 찾아 박스를 뒤지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근데 그건 숯이 가득 든 박스야...


특히 저 친구가 집안까지 들어오려해서 우린 저녀석의 이름을 아라라고 지어주었다.

(아라는 아파서 판공초에 같이 못 온 친구다ㅠㅠ)

그래서 결국 우린 아라와도 판공초를 함께 한 셈 쳤다.ㅋㅋ





우리는 인원이 많아 방이 3개가 딸려있는 독채(?)를 쓸 수 있었다.

마마의 공간에서 부엌사용도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너무 좋았다.

가격은 1인 1박 아침저녁 포함 500루피.



너무 정갈하게 정돈되어있는 부엌



우리의 독채도 생각보다 너무 안락했다.



판공초 숙소 전경





거실의 넓은 을 통해 보이는 판공초와 호수를 둘러싼 병풍같은 산의 풍경은 마치 그림같았다.

아니, 누가 창문에 판공초 사진을 붙여 놓은 듯했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랄까.





방 안에는 뜻밖에 침대가 있었고 따뜻한 담요와 화장실까지 있었다.

물론 뜨거운 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간단히 차를 마실수 있게 찻잔도 구비되어 있었다



금방 해가 져버리고,

밖에서는 장작불을 지피느라 고생이 많다.


바람이 많이 불어 불붙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름 주변에서 벽돌을 가져다가 바람을 막겠답시고 쌓아두고는

모두 꼬챙이를 하나씩 들고 열과 성을 다해 한 시간만에 불을 피우는데 성공했고,

레에서 미리 사온 닭과 감자를 호일에 싸서 불 속에 던져넣었다.






그리고는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불쏘시개로 불을 쑤셔가며 다들 열일했다.

레에서 사온 장작이 800루피치였는데 나무조각 몇 개 되지 않는 양이라 걱정하던 중

할아버지가 마른나무 한 무더기를 가져오면서 500루피에 주었다.

괜히 레에서 장작 사온듯.ㅋㅋ





다들 닭이 익었는지 확인하느라 모여있는데

여전히 꼬챙이를 놓지 않는 그녀.

소라야~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





중간중간에 바람이 너무 불어 장작이 모자랐는데,

그 때마다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소똥들을 주워다 날라 불에 집어넣었더니 불씨를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소똥 운반은 동욱이 담당ㅋㅋ


그래서 탄생한 소똥 치킨 감자 바베큐!!

음~ 그럴듯하다~ㅋㅋ



잘 익었군!!(물론 바싹 타버린 녀석들도 많았지만ㅋ)



이제 드디어 저녁시간이다!!

다들 배가 고팠는지 식탁으로 모이는 속도가 장난아님.





그럴듯한 바베큐에 숙소 마마가 끓여주신 뚝바까지.

맥주 한 잔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떠들며 놀았다.


한 명씩 자기소개도 하고. 장래희망과 이상형까지 말하기.ㅋㅋ 


그동안 했던 여행이야기에


각자가 알고있는 맛집이야기에


연애이야기까지. 



인도에 여행와서 처음 만난 이들끼리 맥주 한 잔에 스스럼없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이 너무 즐겁다.

좋은 인연을 만나 같이 여행한 것에 감사하며,

오늘밤도 이렇게 지나간다.





보름달이 떠서 별이 잘 안보였다. 내일은 달 뜨기 전에 꼭 별을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