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84
5th.Aug.2017. At Leh, Incredible India
아침부터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서 계속 변기통을 붙잡고 있다.
이게 다 어제 먹었던 올드몽크 때문이다.
다들 괜찮은가?
-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사진이 없다.ㅋㅋ 양해 좀 부탁드립니다. -
밤새 수척해진 나를 보고 M은 한 걱정이다.
당장 시원한 콜라를 먹지 않으면 죽을것 같았다.
M은 흔쾌히 나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나는 홀로 침대에 쓰러져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다신 술을 먹지 않으리라...
다 죽어가고 있을 무렵 M이 도착했고 다른 아이들도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누브라밸리 2박3일 투어를 예약해둔 23살 은정이는 결국 투어를 가지 못했다는 슬픈 소식도...
언니가 많이 미안해~ ㅋㅋ
해장을 하면 조금 나아질까.
진라면 스프로 라면을 끓였지만 한 숟가락도 채 먹지 못했다.
아~ 제발 살려주세요 의사선생님...ㅠㅠ
다시 침대에 누워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약이야.
오후 다섯시가 되어서야 조금 정신이 든 듯하여 저녁거리를 사러 나갔다.
가는 길에 준승이와 동욱이를 만나 오늘은 삼겹살 파티를 하자 신이 났는데,
왠걸... 여긴 돼지가 없다.
시장을 다 뒤져도 없었다. 양고기와 닭고기만 있을 뿐.
돼지가 없다는 소식과 함께 다시 시작된 전신쇠약과 울렁거림, 그리고 어지럼증.
- 술병이라고도 한다 -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준승이와 동욱이에게 그냥 아무거나 사오라고 얘기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정말이지 너무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M은 이제 술은 조금만 먹자며 나를 위로해줬다.
숙소로 돌아와 누우니 조금 살 것 같다.
오늘 하루종일 제대로 먹은건 물밖에 없는데 이상하게 배가 고프지가 않다.
술똥을 쌌는데도 술이 깨지 않는다.
간아 미안해. 주인 잘못만나 고생하는구나.
그래도 조금만 힘내주겠니?
준승이랑 동욱이가 또 닭을 사왔다.ㅋㅋㅋ
우리 어제 닭볶음탕 먹었잖니?
동욱이가 닭칼국수를 하겠다며 씩씩하게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가 막힌 닭한마리를 만들어서 가지고 왔다.
동대문 닭한마리 저리가라할 맛!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살 것 같다.
어제 3마리를 해치운 우리였는데 오늘은 두 마리를 다 못먹고 남기고는 국물만 다들 퍼먹고 있다.ㅋㅋ
다들 힘들구나~ㅋㅋㅋ
음식물 쓰레기 어쩌지 하는 사이에 훈남 친구 둘이 놀러왔다.
동욱이네가 마날리에서 만났던 사이란다.
저녁을 안먹었다는 그들은 우리가 남긴 닭칼국수를 게눈감추듯 먹어치웠다.
고마웠다.ㅋㅋ
그리고 내일은 찜닭을 해먹기로 했다.
우리는 당분간 강제로 닭요리에 빠져있을 예정이다.
어제같으면 12시가 넘도록 떠들어야 하지만 다들 컨디션이 엉망이라 10시가 조금 넘어 다들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딱 24시간이 되니 컨디션이 좋아졌다.
배도 고파졌다.
한국에 돌아가면 간약 좀 챙겨먹어야지.
내일은 꼭 곰파에 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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