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27
9th.Jun.2017. At La Paz, Bolivia
어제 우리는 코파카바나 여행을 마치고 이상한 도시 라파즈에 도착했다.
라파즈 버스 터미널
라파즈는 세계 몇대의 불가사의한 도시라고도 불리운다고 한다.
그럴 만한 것이 라파즈는 도시 자체가 특이하고 신기하다.
높게 치솟은 돌산을 깎아서 그 가파른 산에 빈틈없이 빼곡하게 주홍색 집을 지었다.
도시 자체가 움푹 패인 분지지형으로, 가장 아래는 해발 3200m정도로 가장 부유하다고 하는 부촌이 형성되어 있고,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가장 높은 곳이 해발 4000m가 넘는다.
이곳 사람들은 쉽게 윗동네, 아랫동네로 명칭하고 있다고 한다.
더 신기한 것이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이동하는 주 교통 수단이 케이블카이다.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정거장을 두고 집에서 가까운 정거장에 내린다.
이 케이블카가 생긴 지는 몇 년 되지 않았고, 지하철저럼 노선을 7개까지 확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기한 마음에 우리도 한번 케이블카를 타 본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500원 가량. 케이블카치고는 미친듯 저렴하다.
대중교통이기 때문일거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주 신식이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라파즈 전경
고소공포증이 있는 M은 다리를 벌벌 떨고 있다.ㅋㅋ
케이블카 속도가 생각했던거 보다 너무 빨랐고,
바람에 덜컹거릴 때마다 우리 심장도 같이 덜컹거렸다.
무...무섭다.
높은 경사로 올라가는 느낌은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영화에나 나오는 미래의 도시같다.
빨간 케이블카 노선의 가장 높은 정류장 앞
우리는 이 도시가 참 매력적이다. 라파즈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우리는 숙소는 라파즈의 한인숙소로 유명한 ‘데보라민박’에서 2박을 하기로 했다.
이 숙소의 가장 큰 장점은 아침, 저녁이 한식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은 사모님의 음식솜씨가 정말 일품이고 음식양도 굉장히 많다.
우리말고 한식을 찾아온 신혼부부가 한 쌍 있었는데, 1달동안 남미 신혼여행 중이라 했다.
우리도 예전 남미를 신혼여행으로 생각하고 알아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데보라 민박에서의 저녁식사
아...행복하다.
맛있는 된장찌개에 내가 진짜 먹고 싶었던 잡채!!! 그리고 소불고기와 두부조림... 엄마표 김치까지!
나는 여행하면서 가장 배부르고 맛있게 식사를 했다.
가끔씩 이렇게 한인숙소에 머무르면서 체력을 보충해야겠다.
오늘은 밀린 빨래를 좀 해야했다.
민박집 앞 정원에 햇살이 너무 좋아서 몇 시간이면 다 마를 것 같다.
입고 있는 옷 제외하고 모두 빨래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여행하면서 빨래하는게 쉽지가 않다.
레깅스 하나를 몇 일째 입고 있는건지ㅋㅋ
옷에서 나는 피죤 냄새가 그립다.
빨래하는 N
그리고 숙소 근처에 신시가지가 있다고 해서 나가 보기로 했다.
오늘도 맵스미를 이용한 길찾기!!^^ 맵스미는 사랑이다.
20분 정도 걸었을까? 우리네 가로수길과 같이 나름 괜찮아 보이는 상점들이 있는 길이 나온다.
근데 하나같이 다 문이 닫혀 있다.
볼리비아 라파즈 신시가
트리트먼트가 다 떨어져서 사러 나온건데 아무리 찾아도 올리브영이 없다.ㅋㅋㅋ
아 그리운 올리브영이여~
지금 여행 한 달째가 다 되어 가는데 내 몰골이 말이 아니다.
얼굴은 새까맣게 탔고 주근깨도 여기저기 생기고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던 양쪽 귀는 다 타서 지금 허물이 벗겨지고 있다.
더 우울한건... 내 속눈썹이 다 떨어졌다.ㅜㅜ
얼굴을 보고 있자면 우울함이 몰려온다고 한참 M에게 투덜거린다.
M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다.
한참을 걷다 나는 신기루를 보았다.
걸어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속눈썹 연장하는 샵
엄훠...”여기 속눈썹 연장하는 곳 아니야?”
휘둥그레진 내 눈을 보고 M은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단숨에 안으로 달려가서 보니,
엄훠~ 어떡해, 다들 누워서 속눈썹 시술 받고 있잖아!
너무 좋잖아~~ 히히히히히~!
나는 사장언니에게 몇 가닥 남지 않은 내 속눈썹을 뒤집어 보이며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늘은 예약이 다 차서 안되고 내일 오면 가능하다고 한다.
올레!!!
여행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해맑게 웃는 나를 보고 M은 세계여행하면서 속눈썹 연장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라며 한참을 실실거리고 있다.
비싸면 절대 안해줄건데 우리돈으로 2만원이 안되는 가격이라서 해주는 거라며 있는 생색 없는 생색을 다 내고 있다.
나는 예의상 고맙다고 고맙다고 2번 얘기했다.
트리트먼트는 못 사서 내 머리는 돼지털이 되겠지만 샤방샤방한 내 속눈썹을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내일 점심 즈음으로 예약을 해 놓고 구시가지 시장으로 한 번 나가본다. 택시로 30볼.
라파즈 시내
시장을 따라 걷다 보니 그유명한 마녀시장이다.
마녀시장. 새끼 야마를 저렇게 말려서 걸어 놓았다.
귀여운 야마를 저렇게 해놓다니, 불쌍해.ㅠㅠ
마녀시장은 원주민들이 부정을 막는 부적이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초 등을 팔고,
주술적인 목적으로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팔면서 마녀시장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뭔가 특별한 것을 많이 볼수 있을까 싶었지만 말린 야마외에는 팔고 있는것들이 다 비슷했다.
말린 야마를 건물이나 집을 지을때 바닥에 묻으면 운이 따른다고 믿어서 저렇게 팔고 있다는...
여행자 거리 골목골목에 있는 상점들
이미 다 봤던 것들이라 우린 시장을 따라 내려온다.
세계 어디서나 코카콜라!
아침을 든든히 먹었지만 다시 출출해진 배를 채우러 급 먹고 싶어진 피자집을 찾아 떠납니다.
우리의 히든카드 맵스미 등장!
피자집을 검색하고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간 곳인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맛집으로 등록!!
오늘의 스프도 맛있고 피자도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금요일이라 할인도 받았다.
배도 부르고 좋은데 숙소로 돌아가고 싶다.
남편~ 나 집으로 갈래.
집?
아니... 데보라 숙소...
가서 좀 쉬다가 저녁 먹어야지. 저녁 반찬은 뭘까?ㅋㅋㅋ
집으로 가는길.
라파즈 센트로 골목골목에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라파즈의 예쁜 구시가지를 뒤로 하고 우리는 또 맛있는 저녁먹으러 집으로 돌아갑니다.
히히~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내일은 속눈썹 하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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