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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America/Bolivia

[D+25] N: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태양의 섬 트래킹

by Getachew 2017. 6. 14.

이유부부 세계일주 D+25

7th.Jun.2017. At Island of Sun, Copacabana, Bolivia



마을을 한바퀴 도는데 1시간도 채 안 걸릴 것 같다.

이 작고 조용한 마을에서 유일하게 즐길수 있는 것은 넓은호수를 지나 태양의 섬을 다녀오는 일. 

태양의 섬을 가는 배는 하루에 딱 두번밖에 없다. (8:30am, 1:30pm)

섬에서 1박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무조건 아침 첫 배를 타야 한다. 

늦잠을 자서 비록 아침을 못 먹었지만 첫 배는 탈 수 있었다.

 


태양의 섬 가는 배를 타기 위한 티켓 판매대



첫 배를 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코파카바나쪽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아침이라 그런지 바람도 불고 호수에 파도가 일렁인다

얼핏 봐선 티티카카 호수가 아니라 바다같다.




도착 후 태양의 섬쪽 선착장. 저 멀리에는 안데스 설산이 보인다.



코파카바나 선착장에서 태양의섬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은데 오고가는 시간이 왕복 4시간이다. 

30분이면 갈거리를 2시간이 넘도록 시속 10km/hr도 안될 속도로 가고있는데,

 호수에 무슨 파도가 있는지 그것도 제법 세서 거의 바이킹 타는 수준이다. 

곧 배가 뒤질힐 듯 배가 기운다. 

우리는 괜히 왔다, 생각하며 무서움에 떨어야만 했다

여기저기서 배멀미 때문에 비닐봉지 셔틀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정말 무섭고 웃긴 광경이 아닐수 없다. ㅋㅋㅋ

우리 둘 다 배멀미가 없음에 감사하며. 


도대체 이따위 속도로 도착하지 않을 것만 같던 태양의 섬에 결국엔 다다르고 있다. 

무사히 도착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또 다시 트래킹 시작이다.




태양의 섬 도착 인증샷



태양의 섬 트래킹은 원래는 북섬에서 남섬으로 내려오며 섬을 쭉 걸어내려오는 것이 정석이지만, 

우리가 갔을 당시에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북섬 쪽은 못 간다고 하여

 남섬으로 들어가 남섬에서 나오는 배를 타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적당히 시간 되는데까지만 올라갔다가 적당히 내려오기로 했다.

(사실 트래킹에 지금 이골이 날 지경이다.)

여기 또한 고산지대라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므로 쉬엄쉬엄 걸어야 한다.



오르막길은 언제나 우리를 힘들게 한다 ㅜㅜ





여기서 대체 무얼하며 지낼까?

의문이 드는 정말 한적한 시골 섬이다.



길 안내 표지판. 물론 스페인어로.



골목 드문드문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영업도 잘 안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나니 대부분 평지를 걷는다. 

한편에는 티티카카호수가 펼쳐져있다. 



나름 해발 4010미터로 꽤 높은 편이다.





우리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가 걷다가를 반복하고있다. 정말 여유롭고 평화롭다. 

작은 섬에 당나귀가 유난히 많다 싶었는데 지대가 높아서 짐을 옮기는 데 이용되는 것 같다.



당나귀에 짐을 싣고 가는 주민



우리는 여행하는 도중 늘 다음 여행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 몇 년 뒤엔..."

"우리 다음번엔..."

늘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데도 늘 새롭다. 


그리고 늘 마지막엔,

"우리 이만하면 참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돈이 행복의 척도가 될 수 없다"

라며 우리끼리 우리의 행복에 대해 만족해 한다. 



태양의 섬. 양쪽으로 티티카카 호수가 펼쳐져 있다.





트래킹은 힘들어요~



걸은 지 두 시간째다. 슬슬 배가 고파온다. 

걸어 내려오다가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한 레스토랑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 다음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내려다 보이는 뷰는 비슷할 것 같다.




굉장한 뷰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이름모를 스프를 주문했는데. 맛이 굉장하다.

남미에서 스프는 진리인 듯.





남미음식은 대체적으로 입에 잘 맞아서 정말 좋다.

  

슬슬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올라올 때 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여행하면서 트래킹을 시작하고나서부터 M은 나의 허벅지가 얇아진 것 같다고 했다. 

원래는 비엔나소세지처럼 통통해서 소세지라고 매일 놀렸는데ㅜㅜ

오늘 보더니 맥스봉처럼 얇아졌단다. ㅋㅋ

아~ 기분이 좋다. 

"히히. 나 맥스봉 다리 됐어요!!!"



때아닌 각선미 자랑



우리 둘 다 건강해지는 것 같긴 하다. 


어느덧 선착장 까지 다 내려왔는데 배가 1시간뒤에 출발한단다.ㅠㅠ 춥고 힘들다. 

우리 오늘 스프 하나 먹은게 다라오.ㅠㅠ





선착장에 죽치고 앉아있는데 떠돌이 여행자로 보이는 무리들이 기타를 치고 저글링을 하면서 굉장히 허접스러운 공연을 선보인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자기들끼리 신이 나서 열심히 한다. 

덕분에 구경하면서 시간은 잘 때웠다.^^



돌아가는 배를 타자.



10km로 가는 통통배에 몸을 싣고 이번엔 둘 다 또 골아떨어졌다. 

트래킹 한 후엔 무조건 골아떨어지는게 일이 됐다. 

그래도 올 때는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아침에 나왔는데 해가 벌써 다 져버렸다.  


오늘 저녁은 송어튀김을 또 먹기로 한다. 



뜨루차(송어튀김)과 각종 고기 볶음요리.



맛있다. 정말 맛있다. 너무 맛있다. 


집으로 돌아와 M은 또 장작불을 지피고있다. 나는 남편에게 줄 커피를 끓이고 옆에 앉아 또 글을 끄적인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고 행복했다라고.



벽난로에 장작을 지피는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