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167
27th.Oct.2017. At Rome, Italy
에어아라비아 모로코 항공을 타고 모로코 페스에서 무사히 이탈리아 로마까지 도착했다.
미리 예약했던 터라 2인 17만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이동했으니 역시 저가항공은 사전예약이 답이다.
로마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넘은 시각이라 셔틀버스를 타고 떼르미니역 근처에 예약해둔 한인민박으로 향했다.
밤이라 무섭네 어쩌네 이런 얘기들이 많은 떼르미니역이지만, 브라질 리우 밤거리를 걸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상대적인 평온함을 느낄 것이다.
숙소는 하나같이 엄청나게 비싸서 호텔은 엄두도 낼 수 없다.
한인민박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
어차피 2인 100불 내외로는 떼르미니역 근처의 구린 호텔밖에 선택지가 없는데 그나마 한인민박은 한식을 주기라도 하니까 말이다.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떼르미니 기차역 근처 거리.
우리나라로 따지면 안산 다문화거리 뭐 이런 느낌인가?
주로 중국, 인도, 아프리카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한인들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그런지 제법 많이 사는 것 같다.
세 번째 오는 로마이지만 과거 로마제국의 찬란한 유산으로 인해 항상 설레이는 곳.
숙소에서 챙겨주는 한식 아침식사를 든든히 챙겨먹고 로마에서 3박4일의 일정 중 첫 발을 디딛었다.
3박4일 이래봤자 막상 둘러볼 시간은 이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다.
나와는 달리 N은 로마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알고 있는 좋은 곳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걸어서 콜로세움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렀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겉으로 보이는 위용이 대단하였지만 내부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숙소 근처에 위치해있어 오며가며 자주 봐서 익숙해져 버린 곳.
한 10분쯤 걸으니 콜로세움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계 몇 대 불가사의한 건축물 뭐 이런 리스트에도 올랐던 그 콜로세움이다.
다시 봐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당시의 기술력으로 어떻게 저런 건축물을 세웠을까?
날씨가 흐린 탓에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 너무 아쉬웠다.
이 날 가랑비도 잠시 내렸는데, 오히려 비가 조금 내렸다 그친데 감사해야 했나 싶다.
가까이서 찍어본 콜로세움.
바로 옆에서 한 한국인 커플이 스냅작가로 보이는 듯한 분과 스냅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곁눈질로 구도를 훔쳐보고선 그들이 지나간 후 같은 자리에서 셀프스냅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똥망.
초점도 안맞고 구도도 별로여서 다른 사진으로 대체한다.ㅋㅋ
광각렌즈로 담아본 콜로세움.(Samyang 14mm F2.8)
벌써 배가 고파져 콜로세움 주변에 걸어서 갈만한 레스토랑을 검색 후 발견한 Ai Tre Scalini Restaurant.
이탈리아 여행하면서 꼭 맛보리라 생각했던 라자냐가 맛있는 곳이라고 한다.
젊고 캐주얼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라자냐는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만든 라자냐가 훨씬 맛있었다;;; N도 동의함.
치즈를 녹여 빵을 찍어먹는건데 퐁듀를 연상케하는 음식.
N은 맛을 보더니 괜히 시켰다고 투덜댔다.ㅋㅋ
결과적으론 실패...라고 봐야할 듯.
식사를 마치고 다시 콜로세움으로 내려왔다.
사진에 보이는 건축물은 콜로세움 바로 앞에 있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오른쪽에 보이는 곳은 포로로마노 입구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기독교를 최초로 받아들인 로마 황제로 알려져있고, 이 개선문은 '밀비우스 다리의 전투(312)'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아마도 복구작업이 꽤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1700여년 전의 건축물이 이렇게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본받을만하다.
다시 뒤돌아서 콜로세움을 구경해본다.
사진에서 보이는 방면의 외벽은 그냥 봐도 약간 어색한 느낌이 있는데 아마도 무너진 부분을 복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5년 로마를 여행했을 때 기억에 남아있는 콜로세움과도 뭔가 이질감이 강하게 들었던 이유이기도 한듯하다.
사이좋게 기념사진 한 장씩 남기기.
외부 구경을 충분히 마치고 나서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콜로세움 + 포로로마노 통합 입장권으로 판매하고 성인 12유로.
국제학생증 할인은 따로 없었다.(EU 내 학생만 할인되는듯)
콜로세움 내부는 사실 별로 볼게 없기 때문에 패스하려고 했는데 포로로마노와 통합으로 판매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들어가보기로.
서기 80년에 완공되어 무려 1938년이나 세월의 흐름을 맞은 건축물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훌륭한 보존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유적지인 것이겠지.
계단을 올라 상층부에서도 내부를 조망할 수 있다.
오래 전 이 곳에서 열렸던 검투 경기들과 환호하는 군중들, 그 현장의 열기와 아드레날린을 상상해보면 소름이 돋는다.
콜로세움 내부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이 정도의 세계적인 관광지는 성수기, 비수기를 막론하고 항상 사람들이 붐빈다.
짧은 관람을 끝내고 나와 잠시 휴식.
콘스탄티누스 개선문과 콜로세움이 같이 담기도록 촬영해봤다.
구름이 거뭇거뭇한게 곧 비가 오겠군.
정면에서 촬영해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라틴문자는 뭐랄까 진한 역사가 느껴져서 좀 멋스럽다.
곧이어 바로 옆에 위치한 포로로마노로 향했다.
굳이 번역하자면 로마 공회장 정도의 뜻인데, 고대 로마의 종교, 정치,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수많은 로마 관련 소설과 역사서의 주 무대이자 그 유명한 카이사르를 비롯하여 옥타비아누스, 마리우스, 술라, 안토니우스 등의 영웅들이 활약했던 바로 그 곳.
서기 283년 대화재 이후 부분복구가 시도되었지만 완전히 복구되지는 못해 많은 건축물들이 소실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그 터와 기둥은 남아있어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건축물의 용도와 당시 활기찼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포로로마노 한쪽 언덕에 독수리에 빙의된 갈매기 한 마리가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여행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ㅋㅋ
(참고로 로마의 상징은 독수리)
무거운 카메라 들고 셀피 찍어보기.
영원할 줄 알았던 찬란한 제국의 문화도 금새 쇠퇴하여 흔적만 남게 되는 시간의 마법.
포로로마노에서 바라본 콜로세움(Colosseo)과 티투스 황제 개선문(Arco di Tito).
조금 더 멀리서 잡아본 모습.
역사 유적을 감상할 때는 항상 과거의 영광스러웠던 장면을 상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래 걷다보니 지쳐가는 N.
정면에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이 보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붉은색 밋밋한 건물이 원로원(Curia)이다.
로마가 제정이 되기 전 공화정 시기에 대단한 권위를 가졌던 원로원 건물이 저토록 초라해 보일줄은 몰랐다.
아 몰랑 지겨워요.
자꾸 옆에서 이러쿵저러쿵 조잘대는 M군.ㅋㅋ
다시 와도 너무너무 좋았던 포로로마노.
로마에 오면 포로로마노만 봐도 아깝지 않다.
그리고 관련 소설이나 역사서를 보고 배경지식을 갖춘다면 열 배정도 더 즐거운 여행이 된다.
이어지는 로마 여행기는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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