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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Croatia

[D+140] M: 로마보다 더 로마스러운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구시가

by Getachew 2018. 2. 26.

이유부부 세계일주 D+140

30th.Sep.2017. At Split, Croatia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에서 3박4일간의 알찬 여정이 끝나고 4일째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두브로브니카에서부터 빌려온 쪼꼬미 렌트카(폭스바겐 Up)를 타고

크로아티아의 역사깊은 해안도시 스플리트까지 가야 한다.





모스타르에서 스플리트까지는 165km정도로 넉넉히 세시간 정도 잡고 출발했다.

중간에 국경도 넘어야 하고 초행길이니까 무조건 여유롭게.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거쳐

스플리트, 자다르 등의 해안도시를 여행 후 플리트비체, 자그레브로 마무리하는 일정은

10여일정도의 일정으로 유럽을 렌트카로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말 꿀같은 코스인듯.

길도 어렵지 않고, 물가도 유럽 치고는 괜찮은 편이면서 경치도 좋고 볼거리도 많다.


우린 사실 이 구간을 뺄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가기 힘든 다른 곳을 갈까 싶어서)

막상 다녀와보니 잘 한 일인 듯하다. 

운전하는 것도 재밌었고, 아드리아해 경치도 굉장히 이뻤다. 그리고 예전부터 꼭 가고싶었던

사라예보도 무사히 다녀왔고.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수동운전.

언덕에서는 항상 반클러치!! 주문처럼 외우자.

근데 경차라서 속도가 잘 안난다. 

액셀을 끝까지 밟아봐도 잘 안나감. 

이래서 엔진이 큰 차를 타야 한다는거구나 하는걸 경험했다.





크로아티아 국경을 간단히 넘고 나니 슬슬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지중해의 푸른 색감은 언제 봐도 예술이다.





잠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경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날씨도 따뜻하니 너무 좋구나.

9월말의 크로아티아는 여행하기에 최고의 시기인듯.



초행길이라 거북목을 하고서 조심조심 운전중인 M.





무사히 스플리트까지 도착.

전날 미리 예약해놓은 숙소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는 주차비가 비싸기 때문에 항상 무료주차가 가능한 장소를 미리 알아봐야 한다.

스플리트 성 주변은 대부분 유료주차장이지만 골목 일부 지역에는

무료주차가 가능한 구역이 존재한다.

전날 한참을 찾아 미리 알아봤고, 다행히 자리가 하나 있어 주차에 성공!

차가 작으니 주차할 때 편하다는 장점은 있다.ㅋㅋ

어디든 쏙쏙 잘 들어감.





스플리트에서 하룻밤 머물렀던 숙소 Apartment Neno

주방 사용 가능한 더블룸에 1박 40유로다.

이 정도면 크로아티아에서는 저렴한 편임.

물론 서유럽은 더 비싸지만 싼 곳만 여행하다가 온 우리로써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래도 주방이 있어 식비는 덜 나가니 다행;;

크로아티아는 이런 식으로 개인집을 개조한 형태인 민박이 매우 많다.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여행지라 부족한 숙소들을 이런 식으로 해소하는 듯하다.



스플리트 구시가 입구



짐을 풀고 구시가로 향했다.

스플리트는 가장 오래 잘 보존된 로마시대 유적 중 하나인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있는 도시이며, 이 궁전 주변으로 구시가 성이 잘 형성되어 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궁전 앞 작은 광장에는 로마병사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지친 여행자들은 돌계단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보인다.





광장 앞에는 이렇게 지하공간으로 통한 길이 있는데,

오래되고 퀴퀴한 지하 공간을 이렇듯 멋진 상점가로 변모시켜놓은 센스에 감탄.





반대편 성 출구로 나가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노천카페와 레스토랑들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서있다.





우리 부부도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사진도 여러장 남겨본다.






성 밖을 길게 한 바퀴 돌아 다시 성 안으로 진입한다.

건물들 하나하나가 참 예쁘다.

크로아티아는 동유럽이라기보다는 서유럽에 가까운 느낌.

물가도 그렇고;;





가다보면 이렇게 물줄기가 컵으로 떨어지는 모양의 설치예술품도 볼 수 있다.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 된 결혼식.

꼬마신부들도 예쁘고

밴드에서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이 즐거워보인다. 





그리고 다시 발길닿는대로 걸어본다.

한두바퀴 돌다보면 슬슬 거리가 익숙해지고

여기가 어디쯤인지 자연스레 알게된다.





성수기를 약간 빗겨가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다.

비수기에 이런 관광지는 활기가 없어져버리는 경우도 많으므로

차라리 사람 많은게 더 낫다.





건물에 새겨진 멋진 조각들도 보이고.





허기짐을 참지 못해 조각피자집에서 피자 한 조각씩 사서 배를 채웠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에 강시가 나타났다!!





7쿠나 내고 들어간 지하 공간에는 이렇게 덩그러니 석상만 놓여있고





그 옆 우물에는 여행객들의 소원을 모아 던져진 수많은 동전들이 있었다.

우리도 여러가지 바람을 담아 동전을 투하!





아이고 지친다, 잠시만 쉬었다 가자꾸나.





궁전에 있는 높은 탑(Bell Tower)을 오르기 위해서는 1인당 20쿠나씩의 입장료가 필요하다.

높은 곳에서 전망하는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한 번 가보기로 결정! 하였으나......





오르는 계단이 저리 부실한 철계단이다.

옆은 다 뚫려있고 오를 때마다 퉁 퉁 부서질 듯 흔들리는 계단;;





열심히 앞사람을 따라 올라가던 중, 고소공포증이 있는 N은 갑자기 얼굴이 하얘졌다.

그 밑으로 같이 올라오던 일본인 남자 여행객도 고소공포증이 있는지 식은땀을 줄줄 흘린다.

N과 일본인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속으로 너무 무서웠는데 잘됐다 싶어 얼른 따라서 내려갔다.





끝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중간 즈음에서 찍은 풍경.

그래도 예쁘긴 참 예뻤다.





내려가니 기분이 급 좋아진 N.





거의 다 내려온 후 N과 일본 여행객은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뒤에서 따라가던 나도 안도의 한숨을 몰래 내쉬었다.

그리고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걸었다.





내려와 돌아다니다보니 저 멀리 마법사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동상이 보인다.

스플리트의 명물 그레고리우스 닌스키 동상이다.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대서 우리 부부는 냄새날 것 같은 발가락을 살살 만져주었다.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가면서 문이 멋지길래 사람들이 다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한 장씩 찍어보고 나름 만족함.





어느새 석양이 지기 시작하고

부둣가에 앉아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잠시 명상에 잠겼다가 수다도 떨었다가,

우리는 돌아가서 어디서 살면 좋을까 뭐 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장을 봐서는 특제 파스타를 또 해먹었다.

유럽은 파스타다.

자랑은 아니고 왠만한 레스토랑보다 맛있음.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 또 바쁘게 이동할 준비를 한다.

유럽은 바쁜 곳이다.

위 사진은 우리가 스플리트에서 1박 했었던 숙소.






세워둔 차가 있는 곳으로 무거운 배낭을 메고 힘겹게 이동하는 중.

(그래봤자 3분거리)

배낭을 풀고 또 싸고 하는게 너무 싫어서 한 곳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은 물론 배낭을 하루에 댓번 풀고 싸더라도 다시 떠나고 싶다.


이제 다음 여행지는 자다르!

렌트카를 타고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