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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Incredible India

[D+97] N: 인도 레 / 정든 올뷰게스트하우스를 떠나는 마지막 밤

by Getachew 2017. 8. 30.

이유부부 세계일주 D+97

18th.Aug.2017. At Leh, Incredible India






레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M은 방 앞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에 사진을 보정하고 있다.


헛기침을 해서 내가 일어났음을 알린다.


"잘잤니? 너 코골면서 잘 자더라~"

헤헤~


"오늘은 밀린 빨래를 해야해!"


내일 무덥고 습한 델리로 가려면 밀린 빨래를 다 해야 했다.

다행히 자상한 M이 도와준다고 하니 조금 수월해졌다.


레는 정말이지 빨래를 하고싶어지는 햇살과 건조함이 있어 좋다.

  반나절도 안되서 종이장처럼 빳빳하게 마르고 하얀 옷은 더 새하얘지니 말이다.

흐흐~ 정말 기분좋아~ 

어머, 나 주부 다되었나봐...


빨래를 다 끝내고 힘들어서 조금 쉬고싶은데 배가 고프다는 M은 밖으로 나가지고 조른다.

나 힘든디ㅜㅜ


벌써 나와서 기다리는 M.





근데 평소에 안찍던 꽃사진은 왜 찍은거야??

지나가다 꽃사진 찍고 그러면 아저씨 다 된거라는데.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찍긴 했네 ㅋㅋㅋㅋ





벙거지 모자만 눌러쓰고 화장도 안하고 밖으로 나간다.





레에 있으면 화장을 안해서 너무 좋다.

이 곳은 화장하고 꾸미고 다니면 어색한 곳이다.

다들 금방 일어난 것처럼 거지같이 터벅터벅 다녀야 어울리는 곳이다.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서 점심을 먹고싶다는 M의 뜻에 따라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맛집 게스모로 향했다.






치킨시즐러와 뽀모도로파스타, 치킨마살라커리와 갈릭난을 시키고 난 스프라이트 한 병을 주문했다.

주문받는 종업원이 얼굴로 말한다.

"이거 너네 둘이 다 먹을거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린 원래 둘이서 세 개씩 시킨다우~







다 먹음ㅋㅋㅋㅋ

맛있당~

특히 시즐러와 커리+난이 진짜 맛있음!!


다시 숙소로 가는 길.

마지막 밤을 달래줄 맥주를 두 병 사고



매일같이 들락날락했던 와인샵도 이젠 안녕



레에서의 마지막 식사로 닭갈비를 만들기로 했다.

제일 작은 닭을 200루피(3600원)에 득템하고,

양파 두 개, 고추, 계란 한 개를 20루피 주고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정원에 앉아 닭을 씻어서 살을 발라낸다.





손질된 닭을 양념에 재워두고

방으로 올라와서 침대에 드러누움.

레에서는 천천히 아무일 없이 지내는게 하루일과.


음악들으며 놀다보니 어느덧 저녁 일곱시다.


미리 재워둔 닭을 볶고 치킨스톡으로 만들 닭죽을 끓이고

맥주 한 잔에 레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사진은 없음ㅋㅋ)


양이 너무 많아서 앞방 언니를 불렀다.

(레에 오고나서 고산병 + 장염에 걸려 이틀간 숙소 침대에 칩거하다가

이틀간 병원에 입원하고서는 결국 레를 떠나기로 하였다는 최근 들은 가장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


지나가던 아랫방 청년도 합석.

모 항공사 부기장인데 비행기 관련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ㅎㅎ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 참 좋다.



꽤 쌀쌀해진 날씨.

이제 레를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


정들었던 이 곳을 떠나려니

다시금 마음이 먹먹하다.


"우리 레는 꼭 다시 오자"

M에게 반복해서 말하기.


"알겠어~ 이제 그만 좀 얘기하고 짐이나 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