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96
17th.Aug.2017. At Alchi Village, Ladakh, Incredible India
적적한 마음을 달래고자 레 근처 알치마을에 다녀오기로 했다.
원래 일정대로 델리로 가기로 하고 항공권을 미리 예매하러 하얀히말라야여행사를 갔는데,
이게 왠일
19일 델리로 내려가는 항공권이 6400루피란다.
어제는 분명 12000루피라며ㅋㅋㅋ
이놈의 프로모션은 매일같이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한다.
우리는 행여나 프로모션이 없어질까 손바닥 뒤집듯 일정을 변경해 19일 레를 떠나기로 했다.
문제는 이제 아제르바이잔으로 넘어가는 항공권만 변경하면 되는데
일단 알치에 다녀와서 해결하기로 했다.
항공권 변경이 안된다면 40도에 육박하는 델리에서 무려 4일을 있어야 하지만ㅋㅋ
어떻게든 되겠지~
룰루랄라~
800루피에 스쿠터를 빌려 우린 신나게 출발했다.
레 시내를 벗어나니 빵빵거리는 차도 없고 나름 도로도 잘 포장되어 있어서 위험하지 않았다.
기름을 가득 넣고 출발!!
(M이 예전에 스쿠터 타다가 기름 떨어진 경험이 있어 그 후로는 무조건 가득 넣고 다닌다.ㅋㅋ)
레 시내에서 알치까지는 35km정도라 신나게 달리면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라고 생각했지만,
35km는 직선거리이고 표지판보니 67km라고 나옴. 헐...
또 해발 3500m 이상인 고산지대에서 아주 작은 경사만 나타나도 아무리 액셀을 당겨봤자 최고속도 30km밖에 나오지 않았다.ㅋㅋㅋ
그래서 결국 두시간 반 걸림.
허탈한 웃음만 지으며 우린 이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나간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너무 좋았던건 저 멀리 보이는 비현실적인 풍경 덕분!
어느 한 장도 놓칠 수가 없는 풍경들이다.
그림같은 도로를 또 한참을 달리니 펼쳐지는 뷰.
저 강물이 인더스문명의 기원이 되는 인더스강인가?
참 대단한 풍경이다.
너도 나도 한 장씩 찍고 감탄사 연발하며 붕붕이를 타고 또 달린다.
알치마을로 가는 풍경이 대단하다고 얘기만 듣고 왔는데 이렇게 좋을줄은 정말 몰랐다.
(안왔으면 큰일날 뻔)
도로를 낸다고 바위산을 쪼개놨다.
가는 길 중 상당부분이 군사지역이라 군부대가 많다.
사진을 함부로 찍을수가 없어 조금 조심해야 했다.
가다보니 갑자기 한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다.
도깨비도로 같은 곳인가?ㅋㅋㅋ
참 재밌는 것이 도로를 달리다보면 표지판 글귀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읽다보면 참 재밌다.
가다보면 이런 표지판들이 엄청 많다.
"Always Alert
Accident Avent"
또 기억나는건
"Drinking whiskey
Driving risky"
뭐 이런 식으로 나름 기억에 남도록 안전운전 표지판을 많이 세워두었다.
센스가 대단해요~ㅎㅎ
꼬불꼬불 산길을 30km로 가자니 운전하는 M도 매달려있는 나도 죽을 맛이다.
사진을 찍으려 오토바이를 세울라치면 금방 덜덜거리며 시동이 꺼진다.
"우리 알치마을까지 갈 수는 있겠지?"
알치마을 가는 길.
저 이름 모를 작은 마을도 지나가고.
바스고(basgo) 마을을 지나가는데 저 멀리 멋진 곰파와 성이 보인다.
굳이 유명한 곰파를 찾아가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보이는 곰파와 그 아래 마을들이 다 너무 예쁘다.
얼른 오토바이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M.
근데 저 멀리서 우릴 보고 다가오는 남매로 보이는 아이 둘.
나를 향해 손을 내민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가는 길에 간식으로 먹으려고 넣어왔던 과자 한 봉지를 건내주니
해맑게 웃으면서 뛰어간다.
귀요미들 맛있게 먹으렴~ ♡
아직도 20km나 남은거야?ㅠㅠ
붕붕아 조금만 더 힘내ㅠㅠ
힘들어지지 않게 우리를 달래주었던 풍경들.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달릴 수 있었나 싶다.
우리의 붕붕이는 두시간반만에 무사히 우리를 알치마을에 데려다주었다.
이런 다리를 지나고
드디어 알치곰파 표지판이다~!
알치마을 도착!
살구마을로도 유명한 알치마을답게 여기저기 살구나무가 많다
아침부터 밥도 못 먹은 우리는 근처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점심을 해결했다.
양고기모모와 뚝바를 시켜 원샷하고
(그 사이 N은 기진맥진하고 두통이 심해 약을 복용함)
알치곰파를 둘러보러 간다.
곰파로 가는 길에 여러가지 기념품들이 나의 발길을 붙잡는 중.
그래봤자 사주지 않는 M.
일찌감치 포기하고 곰파 안이나 둘러봐야지~
곰파 규모는 작지만 라다크 전통 건축, 예술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단다.
먼 길을 달려와서인가?
언제나 그렇듯 우리 부부는 금방 지치고 피곤해졌다.
저질체력ㅋㅋ
우리는 오는 길 풍경을 보러 온거라 핑계대며
알치곰파와 마을을 대강 둘러본다.ㅋㅋㅋㅋㅋㅋㅋ
M군은 온 김에 꼭 사고 싶었다던 미니 마니차를 하나 사주었다.
왼쪽으로 돌려야 하는데 뭣도 모르고 오른쪽으로 돌리다가 상인에게 지적질을 당했다.
ㅋㅋㅋ
"죄송해요. 잘 모르고 그랬어요~"
갈 길이 머니 이제 그만 떠나야했다.
(알치곰파를 둘러본건 약 20분정도ㅋㅋㅋㅋ)
햇빛이 뜨겁고 너무 건조하다.
오빠 달려~
가는 길은 쉬지 않고 달리기로 했다.
달려봤자 고작 시속 30km지만
한 번만 더 힘내 붕붕아~
Julley!!(쥴레!!)
"쥴레"라는 말은 안녕, 미안, 고맙다, 반갑다 등 여러가지 표현에 다 쓰일 수 있는 말!
우리가 참 좋아했던말!
Julley!!(쥴레!!)
그래도 오는길은 쉬지않고 달려서인지 1시간 40분만에 도착했다.
아, 뭔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이제 마지막으로 할 일이 남았다ㅜㅜ
23일에 델리에서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넘어가기로 되어있는 항공권을 21일로 변경해야 한다.
델리에 오래있기는 절대 싫기 때문이기도 하고,
코카서스3국의 일정이 다소 짧지 않아 생각했었는데,
2일이 더 생긴다면 총 3주 일정이 되어 그래도 좀 여유가 생길 수 있기 때문!!
다행히 항공권 예약을 서드파티 여행사가 아닌 카타르항공 홈페이지에서 해두었던 터라
약간의 수수료(둘이 7만원정도)만 물면 변경이 가능한 상태였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레에서 와이파이가 제일 잘 터지기로 유명한 카페 케이브로 향했다.
그래봤자 사진 하나 전송 안되는 속도이지만 말이다.
우린 이 곳 "라다크"에서 느림의 미학과 아날로그적인 삶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지내왔다.ㅋㅋ
(지난 2주동안)
손에서 한시도 핸드폰을 놓지 않는 우리 일상에서 철저하게 벗어났었다.
하루 여러차례 정전이 되기도 하고,
인터넷 연결이 하루종일 안되는 날도 있지만,
사실 그건 불편한 일이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진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소식을 전하지 못해 다소 걱정스러움은 있었지만 말이다.
이렇게 긍적적으로 생각하고 싶지만
이놈의 와이파이속도는 우릴 너무 화나게 한다!!!
두 시간동안 카타르항공 홈페이지에서 사투를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변경이 되나 싶어 결제를 하려 하면 에러가 났고
같은 짓을 수십번 반복하다 결국 실패했다.
느림의 미학과 아날로그적인 삶은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
새삼 대한민국의 인터넷속도 1위에 박수를 보낸다.
고민끝에 우린 "엄마찬스"를 사용하기로 한다.
다행히도 카톡메시지는 괜찮은 속도였다.
이마저 곧 느려지거나 끊길 수 있으니 마음은 초조했다.
결국 30분만에 극적인 변경에 성공했다.
사랑하는 유인관씨 김성심씨 감사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코카서스3국에서의 여행 일정에서 2일을 더 벌었다.
2일을 유용하게 써야 할텐데ㅋㅋㅋㅋㅋ
뿌듯한 마음으로 숙소로 가는길.
배도 고프고 피곤함이 몰려온다.
숙소에 쟁여놓은 라면과 계란으로
저녁상 완성!!
맥주 한 잔에 나는 M보다 먼저 골아떨어졌다.
"등 뒤에 매달려 가는 것도 참 힘들더라"
잠꼬대하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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