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frica/Madagascar

[D+73] N: 바오밥나무와 별천지 / 바오밥 선라이즈 / 키린디국립공원에서 리머 만나기

by Getachew 2017. 9. 22.

이유부부 세계일주 D+73

25th.Jul.2017. At Morondava, Madagascar




새벽 네시에 알람이 울린다.

어제 잠을 설쳐서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었다.

래는 어제 바오밥선라이즈+키린디공원+바오밥선셋을 묶어서 보는 일정을 계획했었는데 날씨가 급격히 안좋아져서 오늘로 미뤘다.

바오밥 선라이즈는 사실 선라이즈보다 한시간쯤 일찍 나가서 별을 보는게 목표였기 때문에 구름이 낀 날씨는 과감히 패스하고 다음날로 미룬 것!

결국 신의 한 수가 된 듯 싶다.


새벽 공기가 차다.

하늘을 보니 아직 캄캄하고 별이 많이 떠있다.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한 우리 택시기사 아저씨 테리는 벌써 도착해 있다.

우리는 불어를 못하고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지만,

친절하고 말수가 적어(우리는 수다스런 가이드를 싫어함) 모론다바에 있는 동안 바오밥을 보러 갈 때는 늘 아저씨 차를 이용했다.


불빛이 하나 없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바오밥에비뉴에 도착했다.





주위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인데 하늘에는 쏟아질 듯 가득한 별들.


이 곳에선 별똥별도 그냥 사소한 일.





사실 새벽에 일어나기 정말 싫었는데

지금 이 순간은 열번이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





세상에 이런일이~

바오밥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별들이 우리를 황홀하게 했다.

별을 보러오는 사람은 아마 우리밖에 없는 듯하다.

칠흙 같은 어둠속에서 나는 별자리를 찾느라 바쁘고 M은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M의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순간~


내가 지금껏 본 별들 중에 세 손가락 안에는 꼽을 정도의 밤하늘이다.

첫째, 볼리비아 우유니

둘째, 인도 자이살메르 사막

세번째 쯤으로 해두고 싶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4시 40분쯤이었는데 어느덧 해님이 나오려고 별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이 순간이 아쉬워 한 장씩 한 장씩 사진을 남기다보니 어느덧 카메라 메모리카드 용량을 가득 채워버렸다.ㅋㅋ



별사진 찍으실 때는 30초동안 움직이시면 안되요~





평생 이렇게 꼭 붙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자.

(극한 행복한 순간에만 나오는 우리의 다짐.ㅋㅋ)





주위가 점점 밝아지고 별들은 사라져 간다





밝아진다.





더 밝아진다. 별들아 가지마...





별들이 사라지고 나면 바오밥 에비뉴에는 마법처럼 안개가 내려앉는다.

오늘 오후는 날씨가 맑을려나보다.





뭔가 느낌이 몽환적이다.





비현실적인 공간에 있는 느낌.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군가...





삼각대를 세우고 둘이 사진 같이 찍어보기!

M은 친한 친구의 결혼 축하를 위해 중요한 여행지마다 영상을 조금씩 찍고 있는데

이런거 처음 해보는 우리들이라 아주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다.







아, 이 곳은 왜 이렇게 우리를 설레고 놀라게 하는 것이지?





해가 저 멀리서 떠오른다.

한참을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다 아쉬워서 또 한 장 카메라에 담았다.





보고 또 보고 다시 봐도 아름다운 바오밥에비뉴의 일출.

날씨 맑은 날 한 시간만 서둘러서 별까지 보는 것을 꼭 추천합니다!



시계를 보니 이제 겨우 오전 7시.

이제 키린디국립공원으로 향한다.

키린디국립공원은 마다가스카르에만 서식한다는 너구리 닮은 원숭이 리머(Lemur)를 야생에서 볼 수 있는 곳.


가는 길이 전부 비포장길에 모래먼지가 잔뜩 날려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ㅜㅜ

가는 길 곳곳에 있는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집들은 이 나라가 얼마나 가난한가를 보여준다.





한국민속촌에나 있을법한 집이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모두 맨발이고 옷도 거의 입지 않고 돌아다닌다.

전기, 가스는 당연히 없어 모닥불을 피워 생활한다.


남편은 여태껏 여행해본 곳 중 이 곳이 가장 열악한 환경이라고 얘기했다.

한국에서 마다가스카르 사진으로 유명한 신미식 사진작가는 마다가스카르에 여행을 왔다가 이 곳 모론다바와 사람들을 사랑해서

바오밥에비뉴로 가는 길목에 도서관을 지어 주었단다. 

이 도서관에서는 누구든 들어와 책을 읽고, 때로는 쉼터가 되도록.





꿈꾸는 도서관이다.

모론다바에서 바오밥애비뉴로 가는 길목에 있으니 바오밥나무 구경하러 가면서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모론다바 모든 아이들이 저 곳에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오밥애비뉴에서 거의 두 시간을 차 안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키린디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리머와 푸사를 보기 위함이다.

앞에서도 얘기했듯 이 곳은 야생리머가 서식하는 곳이라 쉽게 이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푸사(Fussa)라고 하는 마다가스카르 최고 포식자들도 어슬렁거린단다.

(마다가스카르는 맹수가 없는 섬나라임)

운이 좋다면 만날 수 있다니 기대를 품고 들어갔다.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다.

입장료는 일인당 35000아리아리.

키린디 국립공원에서는 가이드와 함께 들어가 동물을 찾아주는데,

가이드비는 2시간에 10000아리아리, 4시간에 20000아리아리였다.

우리는 2시간 투어를 하기로 했다.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동물들을 찾아다니는데 숲속의 나무들이 그리 울창하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뭔가 관리가 잘 안되는 느낌의 공원이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건 이름모를 새.

뭐라뭐라 설명해주는데 아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에 매달려 열매를 따먹는 리머무리를 발견했다.





나무 사이로 매달려 옮겨다니는건 원숭이인데 꼬리가 너구리처럼 길고 입모양도 길쭉하다.





"너희들을 그냥 원숭이로 단정짓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주황빛 눈을 가진 나무 잘 타는 너구리 같단 말이야."





가끔씩 먹이를 달라 나무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는데,


"어이 거기 아가씨~ 먹을것 좀 있니?"






"먹을거 있으면 좀 내놔봐~"






"으~ 무서워. 나 먹을거 없어~ㅜㅜ"





나는 도망가고 M은 손을 내밀어 만지려고 한다.





저럴 때는 겁이 없다니까~~~


가방안에 있는 귤을 주고 싶었는데 먹이를 못 주게 되어 있어서 용기내서 사진만 찍었다.





또 숲을 가로질러 또 다른 동물들을 찾아가 본다.





또 다시 나타난 리머!

이번에는 하얀색 리머다.






너는 그래도 원숭이에 가깝게 생겼구나.





숲사이로 들어갈수록 모기랑 거미줄과의 전쟁이다.

긴바지 입고 오길 잘했어.


거대한 개미집.





독거미






아들낳게 해주는 바오밥나무ㅋㅋ






두 시간동안 리머만 실컷 봤다.

가이드에게 푸사를 보고싶다고 하니 

매표소로 돌아가면 아마 쓰레기통 근처에 있을거란다.

마다가스카르 최고의 포식자가 쓰레기통 옆에?ㅋㅋ


매표소에 다다랐을때

저 멀리 쓰레기통 주변에 진짜 푸사가 있다.







사납게 생긴 고양이같다.

꼬리가 아주 길다.

먹을것을 찾아 자주 쓰레기통 주변을 배회한다고ㅋㅋ

나름 성질이 포악해서 가까이는 가지 않았다.


그래도 최고 포식자 체면이 있지, 쓰레기통은 뒤지지 말자고.


이렇게 키린디 국립공원까지 둘러보니 오후 두 시 정도밖에 안되었네.

원래 일정은 또 바오밥에비뉴로 가서 선셋까지 보는 것이었으나

우리는 이미 선셋만 두 번, 선라이즈 한 번 이렇게 세 번이나 본 상태라

오늘은 그냥 해변에서 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합의했다.

돌아가는 길에 가장 오래된 바오밥나무와 사랑의 바오밥나무가 있어 보고 가기로 함.





먼저 들렀던 오래된 바오밥나무.

이 나무가 가장 오래된 바오밥나무란다.

엄청 크긴 크네.

보호 차원에서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울타리가 처져 있어 겉에서만 슬쩍 보고 옴.



다음으로 사랑의 바오밥나무를 보러 갔다.

둘 다 키린디국립공원에서 바오밥애비뉴로 오는 길에 있었다.






두 바오밥나무가 마치 껴안은 모습처럼 보여서 사랑의 바오밥(Baobab in Love)

우리도 평생 껴안고 살자ㅋㅋㅋㅋ





우리도 비비꼬아보기

ㅋㅋㅋ



새벽부터 시작된 일정이라 저렇게 많은 것들을 다 보고 다시 모론다바로 돌아왔는데도

아직 오후 네시정도.


피곤함과 배고픔이 몰려와서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한숨 자고 모잠비크 해협으로 지는 선셋을 보러가면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