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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Madagascar

[D+70] N: 드디어 바오밥나무와 마주하다

by Getachew 2017. 9. 16.

이유부부 세계일주 D+70

22nd.Jul.2017. At Morondava, Madagascar




모론다바에서 벌써 세 번째 날이다.

어제 바오밥에비뉴 가는 투어 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불안함에 잠이 들었고, 설상가상으로 M이 설사병에 걸렸다.

먹은건 똑같은데 나는 괜찮고 M은 물이든 뭐든 먹고나면 화장실행이다.

다행인건 배가 아프지도 않고 열도 안나며 식욕도 왕성하다는 거다.

모든걸 쏟자마자 배가 고프다고 한다.ㅋㅋㅋ

오늘부터 넌 금주야.

 오늘은 제부꼬치도 먹지 말자.


아침에 커피, 바게트만 간단히 먹고 레스토랑에 앉아 어렵사리 블로그 글을 하나 올렸다.

아픈 M을 위해 바오밥에비뉴에는 컨디션이 회복되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모론다바에 머무는시간이 많으므로)


오전 내내 할 일 없이 뒹굴거리자니 좀이 쑤시고 무료하다.

밖에 나가볼까?

오늘은 로익여행사가 문 열었을 수도 있잖아~~


하지만 역시 열지 않았다.

모론다바에는 여행사 간판을 걸고 단독으로 영업하는 곳은 로익 여행사밖에 없었고,

다른 여행업체들은 대부분 호텔이나 리조트 리셉션에서 같이 운영하는걸로 보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리조트 리셉션에 들어가 영어 통하는 업체를 찾아보기로 결정함.


로익을 지나고 블루솔레일 레스토랑을 지나 조금 더 가보니 작은 리조트가 있고,

 리셉션에서 투어를 운영하는 듯하여 들어가보니 오! 매니저가 영어를 좀 한다!


우리가 생각한건 

바오밥선라이즈 + 키린디공원 + 바오밥선셋까지 하루에 다 보고 오는 택시 가격

요정도를 물어보려 했다.

(칭기는 애초에 별로 땡기지 않아 그냥 포기;;)

바오밥과 키린디를 묶는 이유는 키린디공원으로 가는 길에 바오밥나무가 모여있는 군락지인

바오밥애비뉴가 위치하기 때문!

참고로 모론다바에서 바오밥애비뉴까지는 차로 40분가량 걸린다.


왠걸!! 바오밥카페에서 견적받았던 가격(80만아리아리)의 1/3을 제시한다.

24만아리아리.(택시+기사+유류비)

이런... 진짜 바오밥카페 안되겠네!!

참고로 바오밥카페 견적은 점심, 키린디 입장료까지 포함된 가격이었지만,

이 곳에서 견적받은 24만아리아리에 우리가 직접 입장료, 점심을 해결한다고 해도

반값 이하였다!!


결론 :  투어는 꼭 여러군데 둘러보고 비교해서 결정하자!



화가 나면서 동시에 너무 기분이 좋아 바로 예약을 해버렸다.

 대신 M의 컨디션 회복기간이 필요하므로 이틀뒤로 예약!!!!

훗 기분이 급 좋아졌다.

매니저가 우리를 데려다줄 택시기사를 바로 데려왔는데 인상이 좋다.

이름은 테리. 멋...멋지다.

내친김에 오늘 바오밥나무 선셋만 보고올까싶어 물어보니 80000아리아리로 왕복해주겠다고 하여

본의 아니게 오늘 바오밥을 보러가게 되었다.

매니저와 테리는 이동할 차를 보여주고 일정을 꼼꼼히 설명해줬다.

우리 마음에 쏙 들었다.

(모론다바에서 바오밥애비뉴만 왕복하는 경우는 싸게는 6만아리아리까지 가능하다고 함.

근데 차 상태가 안좋은 경우가 많아서 잘 생각해야 된단다. 비포장구간이 꽤 길어서.)


3시에 우리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우린 기분좋게 점심을 먹으러 갔다.


숙소에서 5분거리의 파푸스(Papoose)라는 레스토랑.





한 블로그에서 게살스파게티가 맛있다고 해서 왔는데,

아픈 M을 위해 시킨 뜻밖의 게살수프가 정말 대박이다.

게살이 정말 많이 들어있다. 

게살을 손으로 하나하나 발라 수프에 넣고 끓여낸 진한 수프였다.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몸이 따뜻해지며 힐링되는 느낌.

M은 이 요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영혼을 달래주는 게살수프



게살스파게티도 맛있다!



영혼을 달래주는 게살수프



같이 시킨 코코넛크림 크랩도 맛있었다.



뜻밖의 모론다바 맛집 획득!

가격도 주변 레스토랑에 비해 1.5배가량 저렴하다.

이후로 우리는 하루에 한 번 이상 파푸스레스토랑에 방문하게 됨.


약속한 시간이 되어 숙소에서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더니 기사가 벌써 도착해 있다.

바오밥나무를 보러 가는 길에 트랜스치타라 버스오피스가 있어 모론다바에서 타나로 다시 돌아갈 탁시부르스 예약을 위해 잠시 들렸는데,

불어를 못하는 우리를 대신해 열심히 통역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사실 테리도 영어를 몹시 못하는데 열심히 도와줬다.ㅋㅋ)



모론다바 트랜스치타라 오피스



아직도 타나로 갈려면 한참 남았는데도 먼저 탁시부르스를 예약하려고 한 건 기사 옆자리를 사수하기 위해서였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보다 먼저 선점한 사람들이 있었다.ㅠㅠ

할 수 없이 운전석 뒷줄로 예약함.

나중에도 쓸 얘기지만 모론다바에서 타나로 갈 때는 트랜스치타라에서 예약할 것을 강추한다.

새벽5시 출발 오후 5시 도착으로 12시간 칼같이 운행.

(시간 정확한거 진짜 마다가스카르에서 엄청 큰 장점임)





다시 출발~

40분정도 달리먼 바오밥에비뉴에 도착한다.

저 멀리 바오밥 나무가 하나 둘 보일 때마다 이상하게 가슴이 설렜다.

"나, 왜 떨리지?"

"ㅋㅋㅋ 근데 나도 떨...려."





그렇게 맞닥뜨린 바오밥나무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꼭 다른 세계에 와 있는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과 느낌들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어요ㅜㅜ)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사는 식물 중 하나인 바오밥나무는 전세계적으로 8종이 존재하는 희귀식물인데,

그 중 6종은 마다가스카르에서만 서식한단다.

다른 종류는 남아공, 케냐, 호주 정도에 있다나?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신의 노여움을 받아 거꾸로 땅에 박히게 되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생떽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는 어릴 때 싹을 잘라주지 않으면 뿌리로 별에 구멍을 내고 

별 전체를 휘감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세계일주의 꼭지점이라는 상징적인 이미지로 다가왔다.


세계일주를 해내기 위해서는 꼭 지나와야 할 것 같았던 길.


바오밥에비뉴.



우리를 데려온 택시는 잠시 주차장에 세워두고 마음껏 즐기고 오라는 테리.

룰루랄라 지금 갑니다.


바오밥에비뉴 주위로 기념품들을 파는 현지인들.


기념품이라고 해봐야 

나무로 직접 깎은 미니 바오밥나무.


배낭 무게를 생각하면 사면 안되는 거였지만,

우리는 또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모론다바 시내 기념품점보다 저렴하게 획득!





16시간을 달려 너를 보러 온 보람이 있구나.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다.

바오밥나무에게로 가는 길.





도대체 넌 어떤 죄를지어서 이렇게 거꾸로 박힌거니?ㅋㅋ





한참을 바오밥나무에 빠져있을 때 아이들이 내 옆에 다가와 

"마담~ 봉봉(사탕)"을 외친다.


사실 나는 이 아이들을 위해 가방 한가득 사탕을 넣어갔다.

하나씩 둘씩 모여들더니,

금새 내 주위를 둘러싸고 봉봉을 외친다.


"나 사탕 있는거 어찌 알았지?"





이구아나를 가져와 사진을 찍고 사탕을 달라는 아이.






"미안. 이제 없어."

그래도 계속 따라오는 아이.

"미안. 다음엔 더 많이 가져올께~♥"







나중에는 내 꽁무니를 너무 따라다녀서

귀찮기도 했다는 슬픈 사실 


겨우 아이들을 떼어내고 다시 바오밥 나무 감상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한다.








삼각대가 우리의 사진을 멋지게 찍어주고







바오밥 주위에 보이는 저 낡은 집들이 봉봉을 달라고 쫒아다니는 아이들의 집.





가난하지만 참 행복해 보인다.






오늘 제일 신이난 M





너도 너무 행복해 보이는구나♡






어느덧 바오밥나무 사이로 해가 지고 있다.






"저기로 가야하나봐. 다들 저기 모여있어~"

우리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바오밥나무 사이로 붉게 물들며 지고 있는 태양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바오밥 일몰.








너무나도 행복한 우리.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바오밥나무가 그림자처럼 우뚝 서있다.








내가 보는 이 광경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 우리가 아는 모든 이에게 바오밥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보는것 만큼 다 담을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내일도 꼭 다시 오기로 약속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