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161
21st.Oct.2017. At The Sahara Desert, Hassilabied, Morocco
꿈만 같았던 사하라사막의 밤 이야기.
아직도 사하라사막 낙타투어 첫째날 진행 중.
모래언덕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와 식사가 준비될 때까지 텐트에서 쉬고 있었다.
옆텐트에서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전갈 출몰! 다들 어쩔줄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남자랍시고 당당히 들어가 스콜피온(왠지 어감이 더 무서움)을 목격한 M군은 결국 무서워서 손도 못대고 얼른 사람을 불러왔다.ㅋㅋ
이 외진 곳에서 의사라고는 오직 나밖에 없으니 내가 다치면 절대 안된다는 핑계로 정신승리.
곧 저녁식사가 준비되었고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야채볶음이 곁들어진 밥과
정체모를 라면??
나름 한국인들이라고 해준거같다.
별로 맛없었던 타진.
그래도 이 사막에서 이렇게 나온거 자체가 신기한 일.
하지만 우리에게 구세주가 있었으니.
저녁시간에 맞춰 늦게 들어온 건설회사 한국아저씨들께서 무려 신라면을 나눔해주셨던 것!
기쁜 마음으로 주방으로 달려가 라면을 끓여냈다.
사하라사막에서 라면 드셔보신 분?
안먹어본 사람은 절대 모를 핵꿀맛!
그리고 감격스럽게도 소중한 소주를 나누어주셨다.
이 분들 은인이나 다름없다.
도대체 몇 달만에 맛보는 소주란 말인가ㅠㅠ
이렇게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거나하게 취해 잘까말까 하다가 별빛 가득한 사하라사막의 밤하늘을 놓칠 수 없어 다시 나왔다.
사하라사막 위를 가득 수놓은 은하수.
우리 5명의 일행 모두 넋놓고 한동안 하늘을 바라만보았다.
삼각대로 카메라를 잘 고정시켜놓고 한 명씩 사진을 찍어주는데 다들 가만히를 못있어 조금씩 사진이 흔들린다.
그래도 다들 너무 즐거움ㅋㅋ
이번엔 다 같이.
누워서 은하수 바라보기.
은하수와 N의 그림같은 사진.
이건 나.
흡사 흑마법사가 주술거는 모습.
휴대폰을 들고 글씨도 써봤다.
각자 이름을 하나씩 다 해줌.
한국인들 사하라사막 다녀갑니다.
이유부부도 사하라사막 다녀갑니다~♥
이렇게 하염없이 시간은 흐르고 떠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7시인데 벌써 5시가 되었다.
쪽잠이라도 자야겠다 싶어 텐트에 들어가 기절;;
부시시한 모습으로 다들 기어나와 출발 준비를 했다.
퀭한 모습으로 낙타에 탄 N.
앞모습은 차마 찍을 수 없었다.
사하라사막의 아침이 밝아온다.
한 줄로 늘어서 천천히 출발하는 우리 낙타일행.
이른 아침의 사하라사막은 밤새 지나다닌 동물들의 발자국을 금새 지워두었고, 마치 아무도 다녀간 적 없는 것처럼 새로운 모습이었다.
아침해에 길쭉해져버린 낙타 그림자.
낮과는 햇살이 달라 색감이 다른 사진이 나왔다.
잠을 거의 못자 혼미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흔들리는 낙타 위에서 나름 열심히 찍었다.
언제 이 곳에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이렇게 짧고 굵었던 사하라사막의 1박2일 여행이 끝났다.
누구나 꿈은 꾸지만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 중요.
이번 세계일주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에 한 줄이 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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