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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casus/Georgia

[D+112] M: 트빌리시에서 주그디디를 거쳐 메스티아까지, 힘겨운 이동

by Getachew 2018. 3. 21.

이유부부 세계일주 D+112

2nd.Sep.2017. At Mestia, Georgia




다비드가레자를 다녀와서 숙소에 들러 씻고 주그디디행 야간열차를 타러 가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발생한 엄청난 변수 두 가지 때문에 우리는 개고생을 해야만 했다.

데소 호스텔이 있는 건물 전체가 단수가 되어버린 것.

무더운 날씨에 다비드가레자에 다녀오느라 땀에 쩔어있던 우리는 절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가 왜 굳이 하루 연장까지 해가면서 숙소에 머물렀는데...

이럴꺼면 그냥 기차역으로 가서 기다리지...

숙소 주인장은 천연덕스럽게 언제 다시 물이 들어올지 모른단다. 

다행히 우리 방은 에어컨은 잘 나오는지라 한참을 에어컨 아래서 땀을 식혔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올라치면 물이 안나와 악취가 진동을 했다.

우엑ㅜ


주그디디로 향하는 기차는 스테이션스퀘어역에 있는 기차역에서 탑승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걸어서 루스타벨리 메트로역까지 간 다음 메트로로 가려고 했었다.

불과 세 정거장밖에 안되기도 하고.

근데!!

주인장이 기사를 불러줄테니 택시비정도만 내고 태워주겠다고 해서 좋다고 차를 탔다. 

차도 SUV였고, 고급져보였다.

하지만 이 기사놈이 지리를 잘 모르는지 시내를 몇 바퀴째 왔다갔다 하는게 아닌가...

처음에는 지름길로 가려나보다... 했는데 보다보니 길을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지도를 보고 길을 가르쳐주는데 이놈이 멘붕이 빠져버린 것!

기차 시간은 다 와가고 우리도 멘붕이 온다.

심지어 기사는 우리의 재촉에 서둘러 운전을 하다가 옆 할머니 차 사이드미러를 긁어버렸다.

시간이 지나도 길을 못찾는 무능력한 기사 덕에 우리는 기차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빠졌다.

결국 화가 난 나는 지도를 보며 적당히 메트로역에 가까운 곳에 내리라고 소리를 지르고,

기사는 나의 외침에 겁에 질려 내가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따랐다.

미안하다를 연신 외치며 짐을 내려주었고,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메트로역 방향을 서둘러 묻고 뛰었다.

무거운 20kg 배낭을 멘 채로.

아직도 생각만 하면 화가 남.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생겼다.

안절부절해봤자 놓치는 기차를 잡을 방법은 없기 때문에 마음을 편안히 해야 한다.





스테이션스퀘어역에 무사히 도착했다.

진짜 아슬아슬했음.

10분전쯤 도착했나?





군것질거리도 좀 사고 땀도 좀 식힐려고 했는데  전혀 여유없이 바로 탑승!

안놓친게 어디냐.





1등석 열차칸 복도의 모습.

덥다 더워~





땀에 쩔어서 기다리다가 출발했다.

주그디디까지는 8-9시간정도 걸리는 여정이다.





주그디디에 별 탈없이 무사히 도착!

아제르바이잔에서 넘어올 때처럼 국경통과는 없으니 예정된 시간대로 도착했다.





해가 서서히 밝아오려한다.





주그디디 기차역 바로 앞에 메스티아로 출발하는 마슈르카가 대기하고 있는데,

사람이 차는대로 바로 출발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늦게 갔다가 사람이 안차면 한참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고 들어 서둘렀다.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까지는 1인당 20라리.





주그디디 기차역 앞 마슈르카가 대기하는 곳의 스산한 풍경.





메스티아를 가는 여정은 카즈베기보다 더 험한 산길을 지나야 한다.





가다보면 물색 맑은 호수를 지나기도 하고





이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산으로 올라오니 또 날씨가 선선해진다.

참 신기하다니까.

고작 두 시간쯤 왔을 뿐인데 날씨가 이렇게 변하다니.





오랜 이동으로 초췌해져버린 N.





우여곡절 끝에 메스티아에 도착했다.

힘든 여정이었어.ㅠㅠ

기차 놓칠 뻔한거 생각하면 아직도 부들부들...





우리는 인가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아줌마가 몹시 친절하고 깨끗하다.

가격도 싼 편.

부킹닷컴으로 예약했던 가격보다 더 깎아주셨다.

한국 사람을 좋아하시는듯.

4박에 저녁식사 두 번, 아침식사 한 번인가? 포함해서 260라리.(우리 돈으로 13만원정도)





내부는 리모델링 중인데,

우리는 2층의 전망좋은 방에 4박5일동안 머물렀다.

주방 사용도 가능하고, 요청하면 아침/저녁식사도 비용을 지불하고 먹을 수 있다.

조지아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건 조지아 여행만의 특징!





짐을 풀고 씻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동네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오늘은 이동하느라 피곤했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 정도로 끝내는걸로.





메인 광장의 모습.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나름 현대식의 건물도 있다.





버스정류장은 따로 없고, 위 사진처럼 카페에서 티켓을 사고 그 앞에서 탑승한다.

맞은 편에도 티켓을 파는 카페가 있어 아마도 두 집이 경쟁하는듯.





따사로운 햇살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띠요용~

너무 맛있다.

우리나라 빵빠레같은 맛.





요기가 아까 그 집의 맞은편에서 마슈르카 티켓을 파는 집.

우쉬굴리를 왕복하는 차도 이 곳에서 탈 수 있다.





메스티아는 작은 산골마을로 큰 마트는 없고, 과일가게와 소소한 슈퍼마켓, 빵집 정도가 있다.





광장에 있는 여왕님 동상.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앞에는 위 사진처럼

각종 트래킹 코스 방향과 거리가 표지판으로 안내되어 있다.

수많은 트래킹코스가 존재하는 메스티아.





걷다가 스바네티뮤지엄까지 왔다.

이 안에서 보는 메스티아 풍경이 멋지대서.





입구 바로 안의 카페 창으로 보이는 메스티아 전경.

음 이런 느낌이구나.

저 돌탑이 이 지방의 특징적인 건축물인데, 외적의 침입 때 방어하는 구실을 했다고 한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해서 우린 그냥 패스~





거의 내복 차림으로 메스티아를 활보하는 당당한 N.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걸어봤다.

그래봤자 작은 마을이라 거기서 거기.

공기좋고 경치좋은 힐링되는 산골마을 메스티아.





정말 인심좋고 공기좋은 시골마을이다.





마을 가운데 물길도 지나가고.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이리저리 애쓰는 흔적들이 보인다.

나름 현대식의 다리과 여러 건물들.






정말 특색있는 건물이다.

뭐 이런데까지 외적들이 침입했나 싶긴 하다.

완전 산골마을인데.





한 시간정도 가볍게 산책을 하고 돌아와 오늘은 조지아식 가정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음... 생각만큼 아주 훌륭하지는 않다.

그래도 정성스레 음식을 준비해주시는 인가 아주머니를 보고 맛있게 먹는다.

항상 우리를 보고 밝게  웃어주시는 아주머니 덕에 그 동안의 힘든 여정이 잊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