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111
1st.Sep.2017. At Tbilisi, Georgia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5일째.
오늘 밤에는 주그디디로 향하는 야간열차를 타야 한다.
무더운 날씨에 씻는 문제도 있고 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냥 1박을 더 지불하기로 했다.
그래서 데소 호스텔(Deso Hostel)에 총 5박을 머물렀고, 1박에 대량 60라리정도 지불했다.
(에어컨 나오는 더블룸, 화장실 공용)
결론적으로는 배낭여행자 부부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저렴한 가격이었다는 것.
(트빌리시 시내 숙소는 생각보다 비싸다)
하지만 다시 온다면 그냥 에어비앤비를 구해서 더 편하게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집션인 주인장이 자꾸 친한척을 하기도 하고 시설 자체는 새로 지어 깨끗한데, 물이 한번 끊겨서 샤워를 못해 불편해서 혼났다.
오늘도 날씨는 좋다.
저녁까지 할 일이 없어서 다비드가레자 수도원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로 했다.
론리플래닛에는 조지아에서 가장 중요한 스팟이라고 소개되어있는데 과연 정말 그런지 보고 와서 다시 얘기하는걸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택시기사를 섭외했는데 다비드가레자 왕복에 150라리로 흥정에 성공했다.
사실 택시는 전날 올드시티 내에서 미리 흥정했고,
택시쉐어를 위해 조지아여행 단체카톡방을 통해 두 명의 한국인 여행자를 섭외했다.
아침에 만나보니 며칠 전 므츠헤타 즈바리수도원에서 우리 부부 사진을 찍어주었던 그 분들!!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
어쨌든 고마운 두 분 덕분에 우리 부부는 절반인 75라리만 지불하면 되어 이득.
차도 미니밴이고 에어컨도 잘 나와 만족!
택시를 타고 가다가 한 동네 주민을 만났는데,
아저씨가 구수하게 '거 좀 태워주슈~'
하는 바람에 졸지에 공짜로 합승시켜줌.
브랜든 프레이져(영화 미이라 주인공) 닮은 택시기사 아저씨는 이 길이 이렇게 거친줄 몰랐다며 연신 투덜댔다.
자기는 다비드가레자를 이 차로 가는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거란다.ㅋㅋㅋ
이런 길인줄 알았으면 300라리를 부를걸 이러면서 ㅋㅋ
우리는 그냥 킥킥대며 조용히 입다물고 있었다.
이럴 때 침묵이 상책.
두 시간쯤 걸린 것 같다.
어느새 도착!
가는 길의 풍경은 그저 그렇다.
차라리 4륜 SUV를 렌트해서 몰고 왔으면 더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가 다비드가레자인가봐.
날씨는 무척 뜨겁다.
동굴에 수도원을 세워 유명해진 다비드가레자.
주변에는 여러 색의 층을 가진 언덕들이 있다.
페루 비니쿤카 무지개산보다는 한참 못하지만 나름 경치가 좋다.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안좋은 점이 있는데,
자꾸 세계 각지의 비슷한 풍경을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된다.
사실 이 곳도 여기 자체로 보면 멋지고 훌륭한데, 터키 괴레메를 떠올리면 또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다.
N은 사실 날도 덥고 컨디션도 안좋은데 풍경도 그저 그렇다며 내내 투덜거림.ㅋㅋ
이렇게 보면 또 특색있다.
바위 안을 깎아 만든 수도원이라니, 근사하지 아니한가.
수도원이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정말 수도하기 좋은 위치다.
훌륭한 수도사들이 많이 배출되었을 것이다.
뒤로 산을 오를 수 있는데, 우리는 중턱까지 가다가 그냥 내려왔다.
왠지 그 힘듬에 비하여 풍경이 실망스러울 것 같았다.
사실 N의 투덜거림이 절정에 달해 올라가자고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
언덕 끝까지 오르면 이 곳이 국경을 접하고 있어 아제르바이잔이 보인단다.
그만 내려왔다.
날이 너무 더워 코딱지만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중.
같이 온 두 한국여행자들은 언덕에 올라가서 돌아가려면 아직 좀 기다려야된다.
두둥, 간이 카페가 나타났다.
어지서 귀여운 차가 슬금슬금 오더니 트렁크를 열고 짠~ 하고 카페를 오픈.
지쳐버린 N.
나는 카페 사장님이 준비될 때까지 주변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준비가 되자마자 얼른 달려가 커피를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라떼 한 잔 주세요~
카페인이 들어가니 정신이 맑아진다.
그리고 언덕에 올라갔던 두 분이 돌아와 소감을 말해주었다.
'위에 별거 없어요. 힘들기만 하고~'
ㅋㅋ
다시 트빌리시를 향해 출발.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
다비드가레자 당일치기 여행은 음... 실패다.
N이 이렇게 실망스러워할줄 몰랐음.
사실 나쁘지는 않았는데 나도 생각보다 너무 별게 없어서 좀 실망한 감은 있다.
여행하면서 때로는 실패할 때도 있는거지.
사실 새로운 풍경을 눈으로 담고 느꼈으니 실패는 아니다.
무사히 트빌리시로 돌아와 숙소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Marcopolo Restaurant
버섯스프가 맛있다.
시원한 생맥주도 한 잔씩 캬~
생선요리와
양갈비 스테이크로 식사 해결.
이렇게 해서 60라리.
우리 이렇게 식비 많이 써도 되니?
이제 숙소에 들러 씻고 짐 챙겨서 야간기차 타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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