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26] N: 그리스 산토리니 / ATV타고 섬 일주하기 / 피라마을 선셋

이유부부 세계일주 D+126

16th.Sep.2017. At Fira, Santorini, Greece

강렬하다못해 타죽을것만 같은 햇빛 덕분에 내 로망 산토리니에 와서도 숙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왠만하면 M도 밖에 나가보자 한 소리를 할텐데 감히 엄두가 안나나보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시리얼과 과일로 아침 겸 점심을 때운다.

비싼 물가로 우리 부부는 극한 우울감에 빠져있다.

(로도스섬에서 지낸 3일이 우리여행의 최고지출을 찍었다.ㅠㅠ)

혼자 궁시렁대는 M.

그닥 잘 사는 나라도 아닌데 뭐가 이렇게 다 비싼지...

 

산토리니를 꼭 루트에 넣어달라고 한 나는 졸지에 죄인이되었다.ㅠㅠ

"그래도 나가보자~ ATV타고 한 바퀴만 돌고오지 뭐~"

벌써 시간이 오후 두 시가 넘어가고 있어 

최대한 저렴하게 ATV를 빌린다고 여기저기를 들어가보고 결정했다.(가격은 25유로)

근데 싼 이유가 있었어...ㅠㅠ

덜덜거리고 후진도 안되고 속도도 잘 안나는 오래된 녀석이었어...

우리 매일 왜 이러는거야?ㅋㅋㅋ

그래도 신나게 달려보자~

우리 ATV는 유난히 소리가 크고 기름냄새가 나고 속도도 40밖에 안나감.

그래도 괜찮아~ 가고는 있잖아~

파란 지중해 바다를 배경으로 결의에 찬 사진 한 장씩 찍어본다.

역시 휴양지는 돈을 써야 제대로 힐링할 수 있는 것인가?

지나가며 보이는 좋은 풀빌라들 때문에 자꾸 우리의 처지가 위축된다.ㅋㅋ

그래서 비싼 풀빌라를 배경으로 사진찍지는 않겠어!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야 !ㅋㅋ

그렇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도착한 피라마을 반대편 해변에 있는 레드비치.

그래봤자 워낙 작은 섬이라 ATV로 20분이면 온다.

피라마을에서 보이는 바다와는 또 다른 풍경이다.

여유롭게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

사람이 북적이지 않고 한적해서 조용히 쉬기 참 좋을것 같았다.

레드비치 근처에 또 다른 비치가 있다고 해서 붕붕이를 타고 찾아온 곳.

페리사비치(Perisa beach)는 피라나 이아마을에 비해 물가가 저렴해 게스트하우스도 많은 동네다.

세계여행하며 바다에 발 한 번 못담그는 처지가 우울했는지

오늘은 용기내어 발을 담그는 M.(M은 물을 무서워함.)

장하다~ 

부실한 아침으로 금방 배가 고파진 우리는 옥수수구이 하나를 사서 나눠 먹기로~

세상 꿀맛이었던 옥수수

그리고 이제 다시 피라마을로 돌아간다.

해지기 전에 돌아가서 선셋을 봐야 하니까

쉬지 않고 달려 금방 도착!

배가 너무 고프니까 조금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큰맘먹고 외식)

양은 적었지만 나름 훌륭했던 문어구이.

새우파스타.

싼 숙소를 구하느라 주방이 없는 곳으로 골랐더니 식비가 너무 많이 나가네.

이걸 생각 못하다니 우리의 실수다.

그리고 선셋을 보러 피라마을로 들어갑니다.

선셋타임에 다다르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선셋포인트에 모여드는데

늦게 가면 좋은 명당을 차지할 수가 없다.

피라마을 담벼락에 앉아 바다를 멍하니 뚫어져라 쳐다보면 

걱정도 고민도 없어지는 마법에 빠진다.

지금 나는 아무 걱정, 고민없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물론,

산토리니를 떠나고 우리 여행도 끝나면 그 마법도 풀려

걱정, 고민 많아지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힘들어질 때쯤 되면 

M이 다시 또 이 곳으로 데려와주기로 약속했으니

돌아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너만 믿는다 ↓ 

ㅋㅋ

해님이 들어가고 어둠이 오기 전 주황빛으로 물든 피라마을.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금방 어둠이 내려앉는다.

어제보다 오늘 유난히 많은 사람들.

왜 그런가 했더니 오늘밤 불꽃놀이가 있단다.

왜 우리만 몰랐던거지?

알턱이 없잖아~ 우리는 우리끼리만 노니까 ㅋㅋㅋㅋ

어쩐지 요트들이 바다 한가운데로 너무 많이 모인다 했어~

호화스러운 요트들

어차피 같은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부러워하지는 않겠다.ㅋㅋㅋ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좋은 예감~

하지만,

한 시간을 넘도록 기다린 불꽃놀이는 시작할 기미가 안보이고 슬슬 지쳐갈때쯤 

저 멀리서 터지는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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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참 아담하다ㅋㅋㅋㅋ

여의도 불꽃축제를 기대한 우리가 잘못이지...

한 시간을 기다린 보람 없어ㅜㅜ

그만가자

기다린게 아까워 찍어본 사진 두 장만 투척합니다.

내일은 드디어 이아마을로 가는 날~

그리고 우리 여행 중 가장 비싼 숙소에서 자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