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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준비

M: 세계일주 D-1의 소회

by Getachew 2017. 5. 12.

1.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

 

준비하면서도, 출발일자가 하루하루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내가 세계일주를 진짜로 가는건가 하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다.

어찌어찌하여 시간은 흘러갔고, 드디어 출발 하루 전날이 다가왔다. N은 긴장이 많이 되는지 자꾸 횡설수설하고 있고, 나도 이런 장기여행은 몹시 오랜만이라 약간의 긴장과 기분좋은 설렘이 함께하는 중.

 

 

2. 세계일주의 시작

 

2005년 활기 넘치던 대학생 시절, 인도여행을 두 달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때 생각으론 아마 남들이 쉽게 갈 결심을 하지 못하는 여행지를 혼자 다녀오면 뭔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면을 채워감과 동시에 조금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던 것 같다. 많은 20대 초반의 치기어린 친구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그랬다.

 

장기여행을 하다보면 현지의 다양한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고 일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기분 좋거나 또는 불쾌할 수도 있는, 특이하고도 특별한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된다. 어떤 종류의 사람에게는 이런 경험들이 짜증과 거부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또다른 종류의 사람에게는 행복으로 다가온다. 내 경우는 후자였겠지.

 

그러다가 자연스레 이런 식으로 세계를 쭉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마음 속 한 구석에 자리잡게 되었고, 이후에도 방학, 휴가를 활용해 여기저기 열심히 여행하며 돌아다녔지만 완전히 채워지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난 이 모든 수련 과정이 끝나면 세계일주 간다"

 

주변에도 열심히 홍보하고 다녔었다. 혹시라도 나이가 들면서 안정을 찾는답시고 못 가게 될까봐 무서웠었던 걸까.

 

학생 때는 휴학하고 슝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나이가 들면 버리거나 포기해야 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여행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수도 없이 했던 나로서는 세계여행을 다녀왔거나 다니고 있는 여행자들이 굉장히 용감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가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건 용기와 행동력이 있어야 가능하거든.

 

N과 연애할 때도 입버릇처럼 세계여행을 노래했었다. 아마 자기는 모르겠지만 세뇌가 좀 되었을거다.ㅋㅋ

심지어 결혼할 때도 혼인서약하면서 세계여행 간다고 말했으니 말 다했지.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용기내어 함께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고마워하고 있다. 난 정말 복받은 사람이야. 여행을 많이 다니던 친구가 아니라서 쉬운 결심이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3. 걱정해주시는 가족, 친구들

 

걱정 많이들 되시겠지만 저희같은 겁쟁이들은 위험하거나 대담한 행동들 하고 싶어도 못하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동안 무탈하게 잘 다녀올테니 걱정 붙들어매셔요.

 

이유부부,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