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63
15th.Jul.2017. At Masaimara National Park, Kenya
어제 먹은 데리야끼때문에 속이 안좋아서 잠을 설쳤다.
오늘은 드디어 마사이마라 사파리 투어를 가는 날!!
시간 맞춰 투어업체에서 숙소로 픽업을 왔다.
우리가 마사이마라 사파리를 위해 이용한 업체는 ACZ safaris라는 여행사인데,
세계일주 출발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두었던 일정이었다.
관련해서는 이전에 M이 해두었던 포스팅이 있으니 참조.
2017/04/27 - [세계일주 준비] - M: 케냐 나이로비 마사이마라 사파리 예약
결과적으로는 무척 잘 선택한 것 같다.
투어도 만족스러웠고, 멤버도 좋았고 숙소도, 식사도 다 괜찮았다.
다시 돌아가서.
오전 8시에 담당자 Joshua와 숙소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10분 전 벌써 와있었다.
잔금을 현금으로 치르고 나서 차를 타고 투어를 위해 사무실로 출발.
시내에 있는 투어업체 사무실로 가서 2박3일동안 마사이마라 사파리 투어를 같이 하게 될 미국 아이다호 아줌마 애니와 하이디를 만났다.
이것저것 호기심 많고 말많은 아줌마들은 무척 신나보였다.
나이로비에서 마사이마라 국립공원까지는 5시간정도가 걸린다.
오늘 일정을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으로 가는 도중에 Great Rift Valley를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에 들러 사진을 찍고,
다시 목적지까지 이동하여 텐트에 짐을 푼 후 늦은 오후부터 해질녘까지 게임드라이브를 즐기며 선셋을 보는 일정이다.
가는 길에 뒤늦게 합류한 미국 텍사스 청년 라이언까지 우리는 일단 5명이 한 팀이 되었다.
우리의 가이드는 과묵하기 이를데없는 에드워드.
사파리 투어 내내 꼭 필요할 때 아니면 입을 열지 않았다는ㅋㅋㅋ
두어시간쯤 달려 Great Rift Valley를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에 도착.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이 있어 들르는 것 같다.
날씨가 썩 맑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뷰 자체는 그저 그랬다.
이 협곡은 요르단에서부터 시작되어 케냐보다도 남쪽에 있는 모잠비크까지 뻗어있는 거대한 협곡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대단하긴 하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네.
메인메뉴가 아니라 그런가?ㅋㅋ
뷰포인트 옆에는 기념품가게들이 있고,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기념품가게에 일단 무조건 들어가야 해서 머리 잘썼네 싶었다.
여기서부터 아프리카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은 몇 군데가 더 나오기는 하는데
어차피 상품들은 다 비슷비슷하니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열심히 흥정하여 구입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나무기린친구를 데리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구입은 허락받지 못했다.ㅋㅋ
한 20분쯤 쉬었나, 다시 한참을 달리다가 잠시 한 호텔에 정차한 후 우리 팀의 마지막 멤버로 덴마크 부부가 합류했다.
아저씨 이름은 핸드릭, 아줌마는 이름을 까먹음 ㅠㅠ
핸드릭은 몹시 수다스러운 캐릭터로 타자마자 미국 아줌마들과 급친해져(다들 40대 또래 친구들임)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했다.
영어를 잘 못하는 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중간중간에 M과 라이언이 조금씩 거들며 수다스러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 돌아가면 영어공부 할테야!!
핸드릭아저씨의 수다스러움에 질릴 때쯤 창밖을 보니 로컬 시장이 보인다.
어느 마을이나 시장의 풍경은 다 비슷한거 같다.
왠지 더 아프리카스러움을 더해주는 나무이다
비포장길을 조금 더 달려 도착한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입구 근처 캠핑장.
생각보다 아주 깔끔하고 잘 되어있다.
큰 텐트 안에 침대 2개를 두었고, 침대 뒤쪽으로는 화장실도 있다.
캠핑이 아니라 글램핑인가?ㅋㅋ
전기는 오전5시반부터 7시까지,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만 들어오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방 안에는 콘센트가 없고, 식당에서만 충전할 수 있는데, 나름 많은 인원을 대비하여 멀티콘센트를 잔뜩 가져다두었다.
제일 걱정했던 핫샤워도 가능하다고 하니 2박을 지내기는 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텐트에 가방을 던져놓고 오후 게임드라이브를 나섰다.
너무 기대된다.
아직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나타난 기린.
너 우리 기다린거야?
왜 그렇게 귀엽게 쳐다보는거야?
우리 부부는 유난히 기린을 좋아한다.
캠핑장에서 멀지 않은곳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입구가 있다.
가이드만 잠깐 내려서 입장 절차를 밟고 온다.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입구
이제 마사이마라 게임드라이브 시작합니다!!!!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과는 또 다른 느낌의 야생이다.
제일 먼저 본 동물은 얼룩말!
정교하게 붓으로 그린 것처럼 생긴 줄무늬가 정말 매력적이다.
저 멀리 차들이 줄지어서 서 있다.
누가 있길래 그런거야 하고 가서 봤더니,
기린 가족이다.
저 멀리 초원을 배경으로 우아한 기린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풍경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다니!!
너무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가장 아프리카다운 동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또 다음 동물을 찾으러 길을 떠난다.
참고로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은 넓은 초원으로 되어 있는 지역이다.
탄자니아와 케냐가 같은 지역을 나누어 가지고 있는데,
남쪽의 탄자니아 파트를 세렝게티 국립공원이라고 하고, 북쪽의 케냐 파트를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실은 세렝게티나 마사이마라나 같은 곳인 셈이다.
하지만 세렝게티쪽이 마사이마라보다 세배 이상 넓어 여유가 아주 많은 사람이라면 세렝게티쪽이 더 돌아다니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자체도 매우 넓은 지역이기 때문에 2박3일가지고는 충분하다못해 모자르다.
두 지역의 차이가 있다면 7월부터 9월 사이에 누우(Wildebeest)떼가 마라강을 건너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이 광경을 마사이마라 쪽에서 더 잘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부부가 굳이 세렝게티를 가지 않고 마사이마라를 택한 이유도 바로 이것!
누우떼의 대이동(Migration of Wildebeest)!
우리가 사전에 투어회사에 꼭 보고싶다고 요청하기도 했었고, 에드워드에게도 꼭 봤으면 좋겠다고 여러차례 얘기했다.
운이 좋으면 볼 수 있겠지?
차를 타고 가다보니 저 멀리 누우떼가 보인다.
우리가 마사이마라 사파리를 하면서 꼭 봐야할 누우떼이동!!
열심히 먹고 꼭 강을 건너주길 바래~ ㅋㅋ
누우는 말 같기도 하고 사슴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버팔로랑도 닮았다.
참 신기하게 생긴 동물.
실제로 마사이마라 지역에 누우의 개체수는 수백만마리 이상으로, 사실상 이 땅의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길 한 켠에 있는 저 슬프디 슬픈 장면은 모야?
ㅠㅠ
우아한 기린을 누가 저렇게 만든거야ㅠㅠ
가죽만 남아버렸다.
너네 짓이니?!!!!!
그래 내가 그랬다!!!
멍~
사귄지 얼마 안 된 사자커플이다.
서로 사랑하느라 바쁘다.
"왜 그렇게 도망가는 거야~ 이리 좀 와봐~"
어머나!
우리가 지켜보는건 알고 있는거니??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난 이 초원의 왕이다!!!!!
사랑을 나누고 나서 실신해버린건가?
동물의 왕국 실사 관람 중인 관광객들.
다음엔 멋지게 사냥하는걸로 부탁해!!
그 근처에는 남자친구 없는 외로운 암사자가 한 마리 있었으니.
외롭다.
나도 남자친구 사귀고 싶어요~
아 외롭다, 젠장.
꼭 좋은 사자 만나길 바래~
동물의 왕국 사자편을 재미있게 보고 돌아가는 길.
익숙한 5:5 가르마를 탄 머리뼈 발견.
너 혹시 버팔로?ㅠㅠ
너도 당했구나.
힘이 센 자만이 살아남는 동물의 세계.
오후 늦게 시작한 게임드라이브라 어느덧 해가 지고 있다.
가이드 에드워드에게 부탁해서 한 장~
저 멀리 구름 뒷편으로 일부 지역에만 비가 오는 기이한 풍경이 보인다.
사파리를 하는 동안에는 팝업루프로 개조된 사륜 봉고차를 타게 된다.
마사이마라에서는 보츠와나 초베에서처럼 옆이 뚫리도록 개조된 차를 탈 수 없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좀 답답하긴 한데 동물을 볼 때면 어차피 일어서서 보면 되니 사진 찍거나 구경하는데는 별 문제는 없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게임드라이브가 시작되니 오늘보다 더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겠지?
해가 지고나면 금방 어두워 지니 서둘러서 캠핑장으로 돌아간다.
석양이 진 마사이마라의 하늘을 나는 독수리
내일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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