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62
14th.Jul.2017. At Nairobi, Kenya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에서 출발한 케냐항공 비행기는 짧은 비행 끝에 아프리카의 뉴욕이라 불리운다는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치안으로 인해 여행자들사이에서는 나이로버리(Nairobbery)로 불리기도 하는 도시.
호텔과 금융회사, 관공서 등이 몰려있는 시내중심가를 안전지대라고 하여 그나마 치안이 괜찮아 걸어다닐만한 곳이라고 한다.
물론 그 외의 지역이 궁금하다면 가볼 수는 있겠지만 안전에 대한 책임은 본인의 몫이니 뭐 알아서 잘 판단해야 할 듯.
동양인을 쳐다보는 현지인들의 시선이 너무나도 부담스럽고 무섭다.
공항에 도착하니 밤 10시였고, 그놈의 비자를 받느라 11시가 넘어서 겨우 공항을 빠져나왔다.
오랫동안 기다려 비자를 받느라 피곤에 지친 나는 모든게 짜증나는 상태로
저런 사진을 찍게 되었다.ㅋㅋ
짜증난 밤톨이
숙소에서 픽업을 나와주기로 한 시간은 벌써 1시간반이나 지났는데 혹시나 그냥 가버리지는 않았을까.
걱정과는 달리 저기 멀리서도 보이는 남편의 이름이 정말 반가워 환호성을 질렀다.ㅋㅋ
우리의 숙소는 공항과는 20km정도 떨어져 있고 당연히 안전지대 안이어야 했으나 안전지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한 Khweza B&B였다.
이 숙소는 M이 부킹닷컴을 통해 예약한 곳이라는데
숙소의 주변이 온통 쓰레기 천지에 덤프트럭들이 주차되어있고, 가로등 하나 없는 빈민가같아 결국 우리 부부는 이 동네를 둘러보지도 않았다는ㅋㅋ
피곤한 몸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싶었으나 야속하게도 샤워기에서는 차디찬 물만 나왔고 결국 샤워를 못한채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방을 바꿨다.
다음날 아침.
어제 늦은밤 마주한 광경보다는 그래도 조금 나은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감이 안가는 도시이다.
뿌연 하늘에 노천 시장들, 사람들이 북적북적 다니고 사람들이 좀 더 까만 것 같긴 한데 인도인 같기도 하고 아프리카인 같기도 하다.
시내를 나가볼까 했지만,
시내로 나가려면 숙소에서 불러주는 택시를 타고 가야했고 이 도시에 겁을 먹은 나는 그다지 나가고 싶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2박3일 마사이마라 사파리를 위해 나이로비에 들린 것이니 시내따위 구경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M은 시내도 가고싶어하고 코끼리고아원이나 기린공원같은 곳들을 가고싶어했는데 좀 미안한 생각이다.ㅎㅎ)
하지만 느린 와이파이로 블로그를 쓰기도 쉽지 않았고 딱히 할 일도 없이 멀뚱히 있자니 또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불어난 짐으로 배낭무게가 20kg를 넘어 우리를 괴롭히고 있던 아이들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케이프타운에서 산 1m짜리 기린나무인형이 최대걸림돌이었다)
"잠깐만 나가서 국제택배 알아보고 점심만 먹고 들어오자!!"
숙소에서 센트로까지는 5불이라고 하여 택시를 불러 센트로로 향했다.
안전지대 밖의 왠지모를 익숙함이 우리 부부에게 전해온다.
우리는 동시에 외쳤다.
"인도의 델리같다!!"
택시에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
실제로 인도와 가까운 케냐는 인도인들이 많다.
나는 인도를 애증하지만 델리는 싫어하므로
우린 사파리를 위한 사파리에 의한 나이로비 방문이라는 것을 거듭 말해두겠다.ㅋㅋㅋ
(M은 나만큼 나이로비가 싫지는 않았나보다. 자꾸 자기는 괜찮았는데 하는걸 보니ㅎㅎ)
시내에 도착해 환전을 하고,
(여전히 주위의 시선에 나는 겁을 먹고있다)
센트로 내의 모습은 안전지대 밖 보다는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이다.
나이로비 시내
마그넷이나 구경할까 하고 들어간 힐튼아케이드 안에 택배업체가 있었다.
케냐의 이름모를 해외택배업체였는데, 가격을 문의하고 상담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했다.
사실 고가의 물품은 하나도 없는 우리의 짐을 보내는 데 오십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수 없었다.(10kg 정도 보내는데 450불가량 달라고 함)
바로 근처에 보였던 DHL도 비싼건 마찬가지.(훨씬 더 비쌌음.)
씁쓸히 돌아서며 우리 부부는 과감하게 불필요한 모든 짐을 버리기로 했다.
다시 짐을 싸는 2개월 전으로 돌아갈지라도 난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지? ㅋㅋㅋ
택배는 안되겠고 나온 김에 기념품이나 구경해야지~
힐튼아케이드 내 기념품 가게
가격이 엄청 저렴해서 아프리카스러운 종지그릇 3개를 득템했다.
이로써 짐이 또 늘었구나. ㅋㅋㅋ
나란 여자 참 ㅋㅋㅋ
점심식사는 힐튼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꽤 알려진 일본 레스토랑에서 먹기로 했다.
치킨데리야끼에 누들, 감자칩, 스프라이트까지!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몇 시간 후 급하게 먹은 탓에 속이 안좋아 다음날 새벽까지 속이 울렁거려 고생함. ㅠㅠ)
더 이상의 할 일은 없었고,
커피맛이 좋기로 유명한 이 곳에 케냐의 스타벅스라고 불리우는 곳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봤다.
힐튼호텔에서 시청 방향으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찾을 수 있다.
이름은 바로 자바하우스(Java House).
개인적으로 우리 부부는 스타벅스보다 더 맛있다고 칭찬하며 커피를 마셨다.
케냐AA의 진한 씁쓸함과 산미가 일품~
이젠 그만 센트로를 벗어나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내일 떠날 사파리 짐을 꾸렸다.
작은 가방에 2박3일동안 지낼 짐만 간소하게 챙기고 배낭은 숙소에 맡겨두기로 했다.
만약을 대비해 맥북과 서피스는 짊어지고 간다.
항상 장기여행에서는 방심하는 순간 도둑맞거나 잃어버릴 수 있다는 M의 지론에 따라.
내일 새벽에는 일찍 가야하니 일찍 잠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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