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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Republic of South Africa

[D+54] N: 남아공 가든루트 둘째날 / 나이스나 / 모젤베이 / 아굴라스

by Getachew 2017. 7. 22.

이유부부 세계일주 D+54

6th.Jul.2017. At Knysna / Mossel Bay / Agulhas, Republic of South Africa




가든루트의 둘째날이 밝았다.

우리의 숙소는 나이스나 워터프론트에서 차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Yellowwood Lodge이다.






영국 빅토리아풍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오래된 건물이라

주인아저씨의 자랑이 넘쳐난다.

이상하리만큼 남아공 온 후로 숙소, 레스토랑 등 어딜 가든지 백인 사장님에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흑인들이다.

선입견 없이 아프리카를 보고 싶지만,

우리 부부의 눈에는 아직도 백인이 흑인을 지배하는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듯 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오늘도 갈 길이 멀어 우린 조식을 든든히 먹는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도착해 둘러보지 못했던 나이스나 시내 둘러보기로 했다.

워터프론트에서 차로 조금만 들어가면 다리를 건너 인공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난히 사람이 많았던 노천까페




Time machine이라는 간판을 내건 시계 상점



기념품샵부터 해서 카페, 옷가게 등 아기자기한 샵들이 즐비해 있지만 막상 들어가면 살 것은 없다.

그리고 부동산 사무실들이 엄청나게 많다.

백인들에 의한 땅거래가 많이 일어나나보다.

가진 사람들(대부분 백인)은 땅을 사들이고 집을 사들이면서 더 큰 재산을 가지게 되고, 

애초에 가지지 못한 채 태어나고 살아온 흑인들은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여 백인들 밑에서 일하게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

남아공 거리를 조금만 걸어 보아도 느끼게 된다.

아프리카치고 너무 잘 정비되어 있지만 뭔가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분위기랄까. 

덕분에 여행객들이 다니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고래랑 사진이나 남기고 다시 출발~~



N2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본다.




오늘도 역시 하늘이 맑다

일기예보를 보니 다행히 가든루트를 달리는 내내 날씨가 좋다.^^

어떤 블로그를 보니 여행 내내 구름만 잔뜩 있었던데 우리도 그럴까봐 몹시 걱정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바닷가, 호숫가, 전망이 좋은 산 아래 고급 주택들이 엄청나게 많다.

정원이 하나같이 운동장 만하고 얼마나 여유롭고 풍족해 보이는지

여행 전 생각했던 아프리카에 대한 나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누구나 이렇게 잘사는건 아니다. 

아직도 이 곳엔 흑인들이 거주하는 타운쉽(도시 외곽 빈민촌) 존재하고 빈부격차가 엄청나다고 하니 그저 부러워할 일만은 아닌 것이다.

그 탓에 주택들 주변에는 가드들이 지키고 있고, 높은 담장에 전기 펜스까지 있으니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시내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울타리가 쳐져있는 타운쉽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대도시 주변에는 정말 판자촌보다 훨씬 더 심한 광경이 펼쳐진다.


열심히 달려 우리 부부는 모젤베이에 도착했다.

우리는 이 곳에서 굴을 먹을 예정이다.

나이스나에서 먹었던 굴은 정말 너무나 맛있었다. 잊을 수 없어 ㅠㅠ

어젯밤 숙소가 너무 추워(침낭을 덥고 잤는데도 추워) 나의 평생 고질병 알레르기비염이 다시 발병했다.

가끔씩 너무 심하면 잠을 잘 때 양쪽 코가 막혀 숨을 안쉬는것 같다고 M 너무 안쓰러워해서 여행하는 동안에는 발병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한쪽 코가 막혀있는 불쌍한 N



 입맛이 없지만 먹긴 먹어야해.

트립어드바이저 상위권에 랭크된 The Sea Gypsy Cafe  도착했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가 있고 제법 손님들도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약속대로 굴과 시푸드플래터를 주문했다.

(시푸드플래터의 양이 어마무시할지 예상하지 못한채 ㅋㅋㅋ)



정말 쟁반에 담겨 나오는 시푸드플래터



하나에 2500원짜리 굴 되시겠다.




처음엔 굴을 4개만 주문했다가

뒤이어 4개를 주문했다.(하나에 무려 2500원꼴이다!!)

칠리소스와 그린페퍼에 레몬을 가득 짜서 같이 올려먹으면 초고추장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너무 맛있엉!!!!! 당분간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비린내 때문에 한국에서는 굴을 전혀 먹지 않는 M도 맛있다고 감탄사를 연신 내뱉으며 흡입했다.



시푸드플래터까지는 다 먹지 못하고 남긴 채 레스토랑을 나와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기 시작했다.

가다보니 차들이 잔뜩 주차되어 있고, 주변에 레스토랑이 즐비하며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이는 해안에 도착했다.

우리도 잠시 구경할 겸 차를 세우고 잠시 걷기로 결정!

바닷가를 따라 걸을니 서핑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치는 듯 했다.

가끔씩 엄청 높은 파도가 치는데 용케 그걸 타는 서퍼들이 있다.

멋져~! ♥





차가운 바닷물에서도 열심히 놀고 있는 서퍼들



멋있긴한데 참 힘들겠다. 

 M은 줌을 당겨가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우리가 찍은 사진을 보내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우리끼리만 보기로 하고~~

근처에 등대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 보기로 했다.





컨디션이 좋지않아 표정도 좋지 않다.



그래도 힘을내서 올라가봐야지.

내려다 보이는 바다 전경이 시원하다.

그 김에 막혔던 코도 조금 뚫리고ㅎㅎ


여기는 사실 모젤베이에서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코스의 시작점이란다. 

우리는 등대가 있는 곳 정도까지밖에 가지 않았지만 거기서부터 언덕 능선을 따라 쭉 길이 이어져있고, 

제법 많은 여행자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

우리도 함께 걷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패스할 수밖에 없었다.

(feat. 망할 앙골라항공)




M의 사진을 하나 찍어주고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M 눈치를 한 번 보고 그만 내려가자고 한다.



또 다시 시작된 드라이브



제목 : 털보 운전기사



가든루트 드라이브하는 동안 혼자 운전하는 M 위해 절대 자지 않으려고 했지만 약에 취해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있다.

남편아~~ 미안해 내가 아파서 그런거야~~~”


조금 조는 사이 아굴라스에 도착했다.

아굴라스는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한 땅끝마을로, 마을에서 차로 10분정도만 가면 아프리카 최남단임을 표시해 놓은 이정표가 있어

 이 곳을 찍기 위해 많은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케이프타운의 희망봉이 최남단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최남단은 아굴라스이다.)



요 근래 세계여행을 하는 부부들이 많이 늘어나면서(유행인가?) 세계여행에 대한 블로그들이 참 많아졌다.

여행 전 우리부부도 여러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부부여행자들이 먼저 여행한 곳의 정보를 많이 얻었다.

여행 중에도 많이 참고하고 있고.

오늘 우리 숙소는 29개월 아기와 여행하고 있는 코코봉 부부의 블로그에 소개된 숙소이다.


Cape Agulhas Backpackers


검색해보니 아굴라스 지역에서 거의 가장 저렴하면서 괜찮은 숙소인 것 같다.




역시 깔끔하고 좋음



추위에 약한 나를 위해 남편은 사전에 전기장판을 세팅해 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보냈고, 

다행히 잊지 못할 따뜻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

(남편아 고마워)


'겨울 남아공의 밤은 쌀쌀해요~'


기분이 좋아진 나는 얼른 전기장판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지금 나가면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

조금만 힘을 내기로 했다.


사실 일몰에 대한 정보는 없었는데 우리가 숙소에 도착할 5시 무렵, 숙소 매니저가 알려주길,


"아프리카 최남단 이정표까지 10분쯤 걸리는데 거기서 3km정도만 더 가면 반으로 잘려져 좌초된 배가 있어.

거기가 최고의 일몰 포인트이니 서두르면 일몰을 볼 수 있을거야."


숙소에서 그냥 누워 쉬려던 우리는 그 말에 얼른 준비해서 다시 차를 몰았다.



비포장도로를 거쳐 도착한 일몰 포인트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배가 반으로 갈라져 바다 위에 떠 있다.

그 뒤로 지는 일몰이 장관이다.


 M이 한창 사진찍기에 열중하다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소리친다.

"여기 고동이 엄청 많아~!"

나는 바위에 붙어있는 고동줍기에 신이 나 있다.ㅎㅎ




저 까만 점같은 것들이 전부 고동임



 M 반쪽난 배 뒤로 지는 해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M은 엄청나게 멋진 사진들을 많이 찍었다며 해맑게 달려온다.

하늘 전체가 붉게 물드는데 정말 멋지긴 하다.





한 폭의 그림같다.

사진작가해도 되겠어~~





주홍빛 노을이 사라지자 금새 암흑세상이다.

서둘러서 돌아가는 길,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숙소로 향했다.


부엌이 있어 요리가 가능한 우리 숙소에서 오늘은 T 스테이크를 해먹기로 했다.

그동안 다녀 본 숙소중 가장 깨끗하고 다양한 조리기구들이 있어 좋았다.





  한덩어리가 우리돈으로  8000원이다.

미니양배추도 무척 저렴해서 같이 가니쉬로 해먹었다.

우리는 하나를 사서 나눠 먹었는데도 배가 불렀다.





행복하지 않을수 없다. ♡


와인에 살짝 취기가 오르고 전기장판으로 들어가니 천국이 따로 없다.





느린 와이파이로 블로그 글을 매일 업로드 할 수는 없지만

매일 빼먹지 않고 그 날의 일과와 느꼈던 감정을 기록해 놓는다.

오늘도 행복함을 적으며,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