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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casus/Georgia

[D+106] M: 힘겨웠던 트루소밸리 트래킹

by Getachew 2018. 3. 16.

이유부부 세계일주 D+106

27th.Aug.2017. At Kazbegi, Georgia




조지아 카즈베기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여있어 트래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마을이다.

사메바성당은 필수 방문코스이니 논외로 하고, 

그 외에도 많은 트래킹 코스 중에서 인기있는 두 곳이 있다.

트루소밸리와 주타 트래킹.

둘 다 무척 아름답다고 하나 약간씩 개성이 다른 지역이라고 한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타 트래킹을 추천한다고 하니 참고.


사실 둘 다 가고싶었지만, 우리에게 남은 일정은 하루.

고민하다가 결국 트루소밸리를 방문하기로 했다.

전일 늦은 오후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미리 왕복 차량을 예약해두었다.

넉넉히 8시간정도 걸어야 한다고 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왕복 20km가 넘음.





아침 일찍부터 나와야해서 기분이 안좋은 N.





다행히 오늘도 날씨가 좋다.

약속시간에 맞춰 투어인포메이션센터 앞으로 갔다.

시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8시정도였던 것 같다.

가보니 우리 외에 고작 두 명밖에 없었다.





30분정도를 달려 도착한 트루소밸리 트래킹 시작지점.

인도나 남미에 비해 조지아는 동네에서 30분만 가면 트래킹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땅덩이 큰 동네에서는 차타고 3시간 넘게 가야 간신히 트래킹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냥 돌덩이에 빨간색으로 적어놨다.

아직 체계적으로 정비된 트래킹코스는 아니라는 뜻이겠지.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면 그럴듯한 간판도 생기고, 차 한 잔 마실 시설도 생기고 많은 변화가 있을거라고 본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여행지 조지아.

아직은 날것의 매력이 여행자들을 설레게 한다.





친절하게도(?) 방향을 잘 표시해 두었다.

이 다음부터는 일자로 쭉 걷기만 하면 된다.

준비물은 든든한 체력과 물, 간단한 도시락 정도.

우리도 충분한 물과 복숭아, 하차푸리를 싸들고 출발했다.





작은 다리를 건너 이 즈음이 출발점이다.





시작하자마자 보이는 풍경.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든다.









쌀쌀한 아침날씨에 바람막이를 입고 출발했지만,

이내 따뜻해져 벗어던지고 반팔로 걸어다녔다.





가다보면 제주도의 주상절리를 연상케하는 풍경들이 보인다.

규모가 대단하다.






트래킹코스는 저런 식으로 비포장 자동차길처럼 되어있다.

트래킹코스 끝까지 이렇게 편한 길이다.

사실 이 점은 좀 실망스러웠던 부분.

자동차로 가기 어려운 길을 걷는게 아니라 그냥 자동차길을 걷는거였어...

그래서 택시를 대절해서 오면 좀 더 깊숙히까지 차로 들어와서 트래킹을 시작할 수 있단다.





그림같은 풍경이 보이고

이 곳에서 잠시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기로 했다.






평평한 바위를 찾아 자리를 잡고 간식을 세팅해보자.

N도 날이 따뜻해지니 바람막이를 벗는다.

간단히 물과 복숭아 조금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





트래킹 내내 이런 비슷한 풍경이다.










걷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우리 부부 사진도 남겨본다.









이제야 중간지점이다. 헉헉...

Ketrist라고 마을 간판이 보이면 어느정도는 온 셈이다.

물론 여기서도 한참 더 걸어야 함.





자세히 보면 보이는 개구리 마른 자국.

N은 이걸 한 번 발견하더니 가는 내내 개구리 마른 것만 귀신같이 찾아다녔다.






음... 마을이라기보다는 그냥 몇 가구가 사는 곳?






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개구리 마른 것 또 찾아냄;;;

불쌍하다면서 계속 찾는다.





목가적인 풍경.

페루 69호수 트래킹할 때 시작하면서 보이는 풍경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물론 여긴 소똥이 없고 더 깨끗하다.





이 교회까지 왔다면 거의 다 온 셈이다.

조금만 힘내자.

여기까지 오는 것도 꽤 힘들다.

평지 걷는거 아무렇지도 않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렵다.





마지막으로 이런 길을 지나면





저 멀리 무너진 요새가 보이고,

저 곳이 목적지다.

그 이상은 군사지역으로 앞에 군 초소를 세워두고 못가게 막고 있다.






이 즈음에서 N과 잠깐 다투었다.

N은 계속 비슷한 풍경만 보이니 좀 지루했나보다.

하지만 이왕 온거 즐겁게 끝까지 완주하고싶었던 나는 N의 기분을 좀 풀어주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휴, 다왔다.

저기 보이는 초소에서 더 못가도록 막고 있다.

위에 요새는 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오케이라고 답해준다.





마지막 힘을 짜내 요새에 올랐다.

내려다보이는 멋진 풍경.








도착하니 한시정도 되었던 것 같다.

준비해간 복숭아를 까고,





조지아 위스키도 준비했다.ㅋㅋ





과음하지 맙시다.





돌아가야 할 아름답지만 저 멀고 먼 길





마지막으로 요새 위에서 사진을 남기고





이제 돌아갈 시간.

온 만큼 다시 돌아가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하다.ㅋㅋ






당 떨어질까봐 보충 좀 하는 도중에





멋쟁이 동네 꼬마가 늠름하게 말을 타고 지나간다.





다시 봐도 참 평화롭고 깨끗하고 아름답다.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하고 한참을 걸었다.

점점 말이 없어지고 사진찍는 빈도도 줄어간다.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군가...





트래킹 8시간째, 드디어 우리가 타고 온 봉고차다! ㅠㅠ

이제 8시간 걷는 트래킹은 잘 생각해보고 해야겠다.





차타고 돌아가면서 찍어본 주상절리(?).





힘들지만 보람찬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라면!!

아끼고 아껴두었던 라면은 바로 이럴 때 끓이라고 있는 것!

꿀맛같은 식사를 마치고

침대에 눕자마자 둘 다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