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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America/Brazil

[D+49] N: 케이프타운행 앙골라항공 비행기 취소로 인한 멘붕 극복기 / 빵산 케이블카

by Getachew 2017. 7. 10.

이유부부 세계일주 D+49

1st.Jul.2017. At Rio de Janeiro, Brazil




어젯밤 우린 뜻밖의 메일 한 통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예약할때부터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던 아프리카 남아공 케이프타운행 항공권이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제멋대로 취소된 비행기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M의 머리카락은 100개정도 빠졌을거다.ㅜㅜ

왠지 이름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앙골라 항공!!!!!


40만원대의 저가에 항공권을 끊었다고 좋아하던 3개월전 M의 모습이 아련하다. 

(지금 검색해보니 리우에서 케이프타운 편도 130만원정도, 심지어 2번 경유해야 함.)

이제와서 환불받고 백만원이 넘는 항공권을 다시 결제자니 속이 상해 죽을맛이다.

이럴거면 인천으로 돌아가!!


tripsta에 수없이 메일을 보냈지만, 기다리란다.

사실 tripsta는 그리스에 본사를 둔 항공권 예약 대행사로 환불과 여행일정 변경이 어렵기로 악명높은 회사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ripsta를 통해 예약한 이유는 바로 가격!!


리우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상파울루를 잠시 거쳐 앙골라 루안다에서 경유 2시간, 

이후 바로 케이프타운까지 총 20시간이 안되는 비행에 가격은 고작 44만원으로 다른 항공사와 비교 불가였다. 

대신에 일정 변경 및 취소는 안되는 조건이다.

 우리는 남미 일정의 유연성을 일정부분 포기하면서까지 이 항공권을 결제했고, 

이후에도 조마조마 과연 제 날짜에 뜰까 생각에 노심초사 했던 것이 사실이다.

출발일이 다가오면서 혹시나 싶어 TAAG angola airline 홈페이지에서 우리 항공권의 컨펌을 위해 조회를 해 보았더니, 

두둥!!

그 날짜에 아예 리우-케이프타운 항공편이 아예 없는거다.

그래서 우리는 부랴부랴 tripsta와 TAAG angola airline에 메일을 보내 컨택했고, 

tripsta에서는 무려 1주일 가까이 지나 답신을 보내주었는데(TAAG는 답도 없었음), 

그 대답은 일단 너희 항공편은 취소되었고,

 그담날 요하네스버그까지 거쳐서(그러면 2.5번 경유하는 셈)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항공편을 TAAG측에 신청했는데

그 답을 기다려야 한다는거다.(3일전인데)

초조해진 우리는 하루 정도 기다리다가 다시 재촉하는 메일을 보냈고 그랬더니 담날 답이 오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어. 아니면 너희가 직접 TAAG 앙골라항공에 가서 해결하면 좀 빠를지도 몰라.'


그래. 이 xx들, 우리가 간다. 직접 해결하겠다.








다행히 센트로에 TAAG 앙골라항공 사무실이 있었다. 

리우 센트로는 치안이 안좋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방법이 없어

 쫄보인 우리 부부는 잔뜩 쪼그라든 심장을 부여잡고 메트로를 타고 센트로로 향했다.

- 숙소 바로 근처에 메트로 역이 있었고, 센트로에 있는 Uruguaiana역 가까이에 TAAG 앙골라항공 사무실이 있었다.-

아침부터 부랴부랴 센트로로 갔는데, 

우리 어떡해...ㅠㅠ

오늘 토요일이야.

문닫았어.(문을 닫은건지 사무실을 아예 옮긴 건지 모르겠지만)


몹시 화가 난 듯한 M : 어쩔 수 없다. 공항으로 가보자. 공항에도 사무실은 있으니.

(M아 너 괜찮니?)

이럴땐 잠자코 따라가야지. 

공항에 도착했더니 앙골라항공 카운터에 직원이 없다.ㅜㅜ

(M아 너 괜찮니?)

더 몹시 화가 난 듯한 M : 기다려보자.

이럴땐 잠자코 기다려야지. 


그 사이에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고 12시가 조금 넘으니 직원이 왔다.



한 판 따질 준비하는 M



우리는 기다리면서 세 가지의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첫 번째, 너희가 마음대로 비행기를 취소했으니 케이프타운까지 가는 다음 비행기를 예약해달라.(당연히 추가금액은 없이)


두 번째, 케이프타운으로 갈수있는 근처의 도시에라도 우릴 데려가다오. 예를 들면 요하네스버그.(정말 조벅은 가고 싶지 않았는데ㅠㅠ) 

어차피 총 8일이었던 케이프타운에서의 일정 중 최소 하루는 손해를 보았으므로 

가든루트를 가기 위해서는 출발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조벅에 도착하자마자 포트엘리자베스로 가는 저가항공을 탈 수 있다면 손해본 하루를 메꿀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 그냥 돈을 환불받고 다시는 앙골라항공을 이용하지 않겠다.


세 번째가 가장 슬프다.ㅠㅠ



아무 도움이 못 되어 미안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로 드라마를 찍고 있던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아무 걱정 말라며 다음날에 출발하는 항공권을 끊어주겠다고 한다. 

근데 리우-(상파울루 잠시 대기)-앙골라 루안다 까지는 항공편이 동일하지만 루안다에서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직항은 없어서 

조벅까지 간 후 다시 환승하여 케이프타운으로 가야 한다는거다.

그래서 M은 생각해두었던 시나리오 중 두 번째 것을 꺼내들었다.

케이프타운에서 렌트카로 가든루트를 돌아보려면 최소 3박4일은 필요한데,

 케이프타운을 둘러볼 최소 3박을 포함한다면 우린 시간이 부족해. 

그러니 조벅 도착 후 오후에 조벅에서 포트엘리자베스로 가는 저가항공편을 찾고 앙골라항공으로는 조벅까지만 가도록 하자. 

다행히 저가항공인 망고항공(Mango airline)에 두시간 반 후 환승 가능한 항공편을 확인했고, 우린 두 번째 안을 요청했다.

다행히 원하는대로 발권해 주겠다고 하여(실은 다행은 아니지만) 우린 약간 변경된 항공 스케줄로 여행을 무사히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무사히 아프리카에 가게 됨을 기뻐하는 M



무사히 아프리카에 가게 된 일은 기쁘지만

우리는 취소된 비행기로 인해 하루 더 리우에 머물러야 했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일명 조벅)으로 가게 되었다.

덜덜덜


기쁨과 걱정을 안고 우리는 손해본 하루를 만회하기 위해 빵산(Pao de Acucar - 빵지아수카르)에 가기로 했다.

흐리고 비가 온다고 했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아직 흐리기만 하고 비는 오지 않는다.

공항에서 2018번 버스(1인 16헤알)를 이용해 집에 잠깐 들른 후 택시를 타고 빵산에 도착했다.





역시 흐린 날씨 탓에 빵산이 구름에 다 가려져 있다.

어제 맑을 때 갔어야해 흑ㅜㅜ




케이블카 매표소



빵산 입장료 및 케이블카 이용권이 자그마치 80헤알(28000원)이다.

흐린 날씨 탓에 탈까말까 고민했지만 예수상도 못 가는데 빵산은 꼭 올라가야 한다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길. 

생각보다 높아서 아찔하다.

볼리비아 라파즈 케이블카에 비하면 대단히 안정된 상태로 상승하기 때문에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ㅋㅋ

(라파즈 케이블카는 대중교통인데도 불구하고 레알 무서웠음)






빵산을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첫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면 전망대와 레스토랑, 기념품가게들이 있는 곳이 나오는데,

내려서 빵산을 올려다보니 구름에 다 가려져 올라가도 하얀 안개속만 걷고 오다 오지 않을까 싶다.ㅜㅜ

빵산에서 내려다보는 리우의 전경과 아경, 일몰이 그렇게 멋지다는데 못보겠군.



구름에 반 잘려진 것처럼 보이는 큰 바위산이 바로 빵산이다.



남편, 째려본다고 안개가 걷혀지진 않아~





기념사진이라도 찍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카 값은 다 지불했으니 일단 올라가 보기로 한다.




빵산에서 내려다 본 리우의 전경



이거 몬가요?ㅋㅋㅋㅋ

가까이 갈수록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






오늘은 망했다. 내려가자...ㅋㅋㅋㅋ





중간 전망대에 다시 내려 뭔가 아쉬운 마음에 구름에 가려진 빵산을 한없이 더 바라보며

사진 한 장을 남기기.






그래도 여기까지 구름이 뒤덮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여기서도 나름 경치가 멋지네.





항공권이 잘 해결되었으니 나쁜 날씨도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하루 더 잘 쉬다가 갑시다.

안녕 빵산~ 기회가 되면 또 보자.





저녁부터 세차게 몰아친 비와 바람은

그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되었고

우리 부부는 이참에 그동안 밀린 사진과 글을 다 정리했다.

속이 후련하네.


숙소에서 걸어서 1분밖에 안걸리는 곳에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우린 Garota de Ipanema restaurant으로 갔다.

영어로 번역하면 The girl from Ipanema로 유명한 동명의 보사노바 곡이 있다.



 


톰 조빔이 이 곳에서 영감을 받아 그 유명한 The girl from Ipanema를 썼다고 한다.

들어보면 누구나 아하~ 할 정도로 유명한 곡!

감성적인 남자 M은 자기도 톰 조빔처럼 저 곳에 있다보면 어떤 예술적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단다.



생얼주의 ㅋㅋㅋ





다들 먹길래 시킨 스테이크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기본 4명이서 저 스테이크 한판을 먹고 있었다.

우리는 둘이서 싹싹비움.

캬~ 맛있다.

예술적 영감은 개뿔, 포만감만 남았다.

하지만 그걸로 우린 행복해~♥



내일은 드디어 조벅으로 가는 날.

아무일 없이 조벅을 지나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일찍 잠을 청했다.



공항가는 버스에서 찍은 빵산



버스에서 예수상도 저 멀리 보였다. 다 봤네 뭐.



리우 안녕~

이젠 남미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