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46
28th.Jun.2017. At Puerto Iguazu, Argentina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푸에르토이과수까지 17시간이 걸린다는 버스는 21시간이 지나서야 이과수에 도착했다.
덕분에 오전에 도착해서 넉넉히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를 보려 했던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M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발했으나 도착과 동시에 3년은 늙었지만 이젠 나름의 버스 노하우가 생겼다.
출발
느리지만 와이파이가 되는 버스라 한국에는 무슨일이 있나 검색을 하기도 하고.
생뚱맞지만 M의 큰 발가락은 때론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ㅋㅋㅋ
발가락 휴대폰걸이 ㅋㅋㅋ
맥북에 저장되어 있는 영화도 한 편 보고~
레지던트이블 마지막편 재밌다~
버스에서 영화 앤트맨을 상영해주어 연달아 두 편을 보고 나면(다행히도 스페인어 더빙이 아니었다)
저렇게 골아떨어지고
자다 일어나 안내원 언니의 식판을 받아
밥을 맛있게 먹어요~~
왠만한 기내식 보다 괜찮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21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참 쉽죠?
내 얼굴에 우리 엄마 있다 히히히히히 ㅋㅋㅋㅋㅋㅋ
버스터미널과 숙소가 불과 5분도 안되는 거리여서 숙소에 배낭만 집어 던져놓고 샤워는 집어치우고 세수랑 양치만 하고 부랴부랴 나왔다.
(그래도 벌써 오후 한시가 넘었다)
꼴이 말이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아르헨티나쪽 이과수폭포는 둘러보는데 최소 6~7시간정도 걸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과수폭포는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이과수와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양 쪽에서 보는 전경이 너무나도 달라 모두 다 봐야 한단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중의 하나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두 나라 모두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우리 부부의 원래 계획은 아침 10시경 버스가 이과수에 도착하면 바로 이과수폭포를 볼 참이었지만,
열두시가 넘어 도착하는 불상사가 생기는 바람에 몹시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이과수폭포를 보는 것을 단순히 천지연 폭포를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ㅋㅋ(나같은ㅋㅋ)
하루종일을 봐도 모자라는 규모이다.
우리는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그 유명한 악마의 목구멍이라도 봐야했다.
이과수 공원안의 모든 길은 저렇게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무시무시한 철제다리로 되어 있다.
악마의 목구멍을 기점으로 윗폭포 아래폭포를 볼 수 있는 코스로 나뉘어지는데(upper trail & lower trail),
모두 걸어서 이동하며 폭포를 감상한다.
각 코스는 1.6km 정도로 천천히 구경하면서 돌면 각각 한 시간 좀 넘도록 걸리는 것 같다.(우리는 좀 더 서둘렀다.)
순서는 lower trail → upper trail → 악마의 목구멍 으로의 순서가 제일 좋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보고싶은 것부터 보기로 했다.
(사실은 시간이 없어 다 못볼까봐 제일 중요한 것부터 봤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고고~
악마의 목구멍 가는 길
흔들리는 철제 다리 때문에 뛰어 갈 수가 없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들어가기 전~
악마의 목구멍.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참 속 시원히 잘 지었다.
악마의 목구멍
사진만 보고 있어도 곧 빨려들어갈 것 같은 악마의 목구멍의 위엄이다
정말 대단해~
실제로 보면 더 대단하다. 실로 무시무시함.
아래를 내려다 보면 얼마나 아찔하고 어지러운지.
그래도 용기내서 사진 한 장!
나 떨고 있니?ㅋㅋㅋ
탄성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다.
내려다보이는 광경이 너무 아찔해서 다리가 간질간질했다.
M군아 너 괜찮니?ㅋㅋ
성수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조차 제대로 찍을수가 없고 이과수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는데
겨울이라 비수기인 지금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았고 날씨도 많이 덥지 않아 적당했다.(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여름날씨)
그리고 혼잡한 오전을 피해서 온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M을 닮아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N)
모든 길이 바닥이 내려다 보이는 철제 다리로 되어있어 아래만 보고 가면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다.
겁이 많은 M은 다리를 달달 떨면서 지나갔다.
어떠한 이유로 이런 지형이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자연은 위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연에 압도되는 느낌!
시간이 없는 우리는 여유롭게 폭포를 즐기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랏! 의외로 볼건 다 볼 것 같은 느낌이다.
악마의 목구멍을 제대로 관람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
공원 내에서는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데 역 근처로 긴코너구리(코아티)들이 먹이를 찾아 서성인다.
얘네들에게는 절대 먹이를 주어서는 안된단다.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호전적이라 날카로운 앞발톱에 다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의사선생님(M)이 말하길 너구리는 광견병을 옮기는 일도 많아 특히 조심해야 한단다.
"나 쟤네들 너무 무서웠어ㅜㅜ"
그럴 때마다 M은 이렇게 말하라고 했다.
"너구리 한마리 몰고 가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이후로 나는 너구리들을 볼 때마다 저 주문을 외쳤다.
그랬더니 너구리들이 도망가는 것 같았다.
먹을 것이 든 봉지를 들고 있으면 빼앗아가기도 한단다.
기차를 타고 중간 역으로 내려온 후
먼저 lower trail을 따라 걷다보니 저 멀리 무지개가 걸친 이과수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폭포 아래에서는 보트를 타서 이과수 폭포에 매우 가까이 접근해서 폭포에 몸을 흠뻑 적시는 투어를 하기도 하지만 젖을 시간이 없는 우리는 건너뛰기로 했다.
(무섭기도 했고.)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이렇게 멋진 곳에 데려와줘서 고마워.
조금더 가까이 가볼까~
빨리와 남편~
도대체 크기가 얼마만큼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가는 곳마다 대단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다.
저 멀리 브라질쪽 이과수폭포는 또 어떤 모습일까?
세계에서 제일인 폭포를 가지고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복을 타고 난 듯하다.
우리나라의 폭포는 명함조차 내밀수가없어~~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라는 나이아가라 폭포조차 이 곳에 비하면 옹달샘 수준이라니 말이다.
얼마 뒤면 가게 되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는 또 어떨지도 기대가 된다.
무시무시한 철제다리
결국 upper trail까지 다 둘러볼 수 있었다.
해가 어느덧 지고
마지막 기차시간인 6시가 다가오고 있다.
시간에 쫒기듯 왔지만 충분히 이과수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람들은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를 보는데 적어도 6-7시간은 걸린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리 바쁘게 보지 않았음에도 4시간 정도만에 볼 수 있었으니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들도 포기하지 말자.ㅎㅎ
아, 뿌듯하고 기분좋고 행복한데 피곤함은 밀려온다. ^^
이 모든 감정을 느끼게해준 M에게 감사하며 ♥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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