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부부 세계일주 D+118
8th.Sep.2017. At Yerevan, Armenia
마음에 쏙 드는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늦잠을 자고선
오늘 뭐하지? 고민하다가 그냥 걸어서 도시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사실 처음 여행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아르메니아에 가면 타테브수도원도 가고
코르비랍에 가서 아라랏산도 보고 세반호수, 에치미아진, 게하르트수도원, 노라방크도 다 돌아야겠다...
고 생각했었지만!
장기여행을 하다보니 이건 꼭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점점 옅어지고
그냥 그 도시에 머물면서 도시 자체를 느끼는게 더 좋아진다.
이런 연유로 아르메니아에서는 타테브수도원 딱 한군데만 가보고
나머지는 그냥 예레반을 산책하면서 지내기로 했다.
4박5일이기는 하지만 마지막날은 그리스 아테네를 경유하여 로도스섬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새벽 1시에 나가야 하므로 사실은 3.5박이나 마찬가지.
고즈넉한 도시 예레반을 느껴보자.
우리 숙소는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서 왠만한 곳은 다 걸어다닐 수 있었다.
공화국광장까지는 도보 3분, 오페라극장이나 캐스캐이드까지도 걸어서 다녔다.
위 사진은 자유광장에 위치한 오페라극장으로 걸어서 5-10분정도 걸린듯.
구소련 국가들은 대부분 오페라극장을 갖추고 있고, 수준높은 오페라, 클래식, 발레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도 산책하기 좋은 날씨.
오페라극장 앞에 음수대가 있어 한 모금 마셔보는 N.
예레반은 도심 곳곳에 음수대가 있어 지나가다가 목이 마르면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다.
좀 더 부지런했다면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도 보고 했을텐데,
우리 부부는 이 때 너무나 게을렀다.ㅋㅋ
별 계획없이 돌아다니는 이유부부.
예레반의 상징 캐스캐이드를 구경하러 가다가 액자처럼 사진찍을 수 있게 해둔 곳을 발견했다.
관광지마다 비슷한 시설물이 있는데 유행같은건가보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도 액자 사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자, 웃으세요~
캐스캐이드를 배경으로 찍으라는 것 같은데, 뒤에 차가 지나다녀서 대실패다.
캐스캐이드 앞에 가니 신기하고 재미난 예술품들이 많다.
위 조각상은 알렉산더 타마니안이라고 하는 아르메니아 사람인데 예레반 도시계획에 참여했던 사람이란다.
머리와 몸, 테이블과 그 위에 얹어진 손의 비율이 달라 독특한 느낌을 준다.
해가 넘어가고 있어 그늘이 져버린 조각공원.
오전에 와보면 더 좋을 것 같다.
통통하니 귀여운 조각상.
캐스캐이드는 언덕 위 지구와 아래 지구를 연결하기 위해 만든 공공시설물이다.
아름다운 계단식 건축물로, 내부에는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언덕이 심한 도심 지형을 이용하여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을 짓게 된 셈이다.
근사하다.
아르메니아는 수돗물 질이 좋아 자부심이 대단하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수돗물 그냥 마셔도 좋고, 심지어 맛도 좋다며 뿌듯해했다.
우리도 아르메니아에 있는 동안은 수돗물을 받아 마셨고, 아무 탈도 없었다.
도심에는 분수대를 비롯하여 물을 이용한 조경들이 잘 되어있다.
캐스캐이드에 올라 바라본 예레반 전경.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바로 아라랏산이다.
우리 아라랏산 봤네? 코르비랍 안가도 되겠다~ 우하하~
잘 보면 아라랏산 맨 위는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은 만년설이 쌓여있다.
잘 안보인다면 눈을 찌푸리고 매직아이로 보면 된다.
자, 이제 만년설 잘 보이죠?
아름다운 예레반과 아라랏산.
예레반에 여신 강림!
여신님, 저 맥북프로 좀...
이 때 참 여유롭고 좋았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예레반 여행은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역시 여행은 날씨가 팔할이다.
캐스캐이드 앞 공원 양 쪽으로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이 곳에서 여유로운 식사와 휴식을 즐겨도 좋을듯.
물가도 유럽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통통한 여자가 누드로 엎드려서 담배를 피는 모습의 조각상.
뭔가 여러가지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돌아오면서 자유광장쪽을 거쳐 도심으로 가보기로 했다.
작은 공원들이 참 많고, 거리에는 저렇듯 미술품들을 전시하면서 판매하기로 했다.
다시 오페라극장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여기가 예레반의 명동인가보다.
한껏 치장한 젊은이들과 트랜디한 상점들이 가득하다.
지하에도 상점가를 크게 구성해놓았는데,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음수대를 잘 이용하는 예레반 시민들.
우리 부부도 여기서 목을 축였다.
무척 깔끔하게 넓게 잘 조성해놓은 고급스러운 거리다.
우리나라도 번화가 메인거리가 좀 넓었으면 좋겠다.
강남이나 홍대나 다 너무 좁은 골목들이니...
저렇게 보행자 전용거리를 넓게 만들어 놓으니 쾌적하고 참 좋다.
이제 산책 끝! 슬슬 걸어서 집까지 돌아온다.
아늑한 예레반 우리집.
숙소가 좋으니 밖에 잘 안나가게 된다는 단점이...
내일은 타테브수도원까지 먼 길을 떠나는 긴 여정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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